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 김상봉 철학이야기
김상봉 지음 / 한길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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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를 읽었다. 물론 그리스 비극에 대하여는 아는 바도 없고, 전부를 다 읽어 본 기억은 없다. 이 책을 왜 샀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자주 가는 아프락사스님의 서재에서 김상봉 선생의 저작에 대한 극찬을 보고 구입한게 아닌가 싶다.  도덕교육의 파시즘을 매우 흥미롭게 본 기억도 있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이 책은 그리스 비극에 대한 책으로, 편지를 보내는 형태로 쓰인 에세이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무겁지는 않다. 아- 아니, 쉽게 읽히지만, 쉽게 잊어버릴 수 없는 무거운 내용이라고 해두어야 할까?^^;;).   

 

 이 책에서 얻은 내용이라면 반 이상은 그리스 비극에 대한 단순한 정보이기도 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비극이 슬픔의 자기반성이라는 것에서이다. 비극은 타인의 슬픔과 고통을 통해서 타인에게로 이행을 가능케 하는, 만남이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이 오직 고통과 연민을 통해서만 완수된다고 하였다.  카타르시스는 이열치열과도 같은 말이 이었다고 하는데, 비극이 오직 고통과 연민을 통해서 완수된다면,  비극은 개인이 함몰되는 저급하거나, 개별적인 슬픔과 고통을 넘어서, 보편적 고통 앞에 서게 만든다는 것이다.  오직 고통만이 정신의 숭고함을 보여주며, 슬픔 속에서만 타인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  글쎄... 감명?...  감명이라고 하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감정과는 유사하지는 않은 것 같다.  열정적으로 읽었을 때 정말 흥분해서 정리가 오히려 잘 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전혀 머릿속 에서는 글들이 둥둥 떠다니는데, 잘 정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요번에는 후자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약간의 괴로운 마음도 든다.   


어쨌든, 슬픔에서의 참여만이 진정한 만남을 이끌 수 있고, 그렇기에 비극은 위대한 예술이라고 했던 것이 인상 깊다. 그런 의미의 예술이라면 이 땅에서 잘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편지 내용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TV에 방송되는 일명 막장 드라마가 그 역할을 해줄 것 같지는 않으니까(오히려 망치면 망치지(?))....

다시 읽고 싶지만, 한번 빙 둘러 갔다가, 마지막에 다시한번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는 나의 몸과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을까?(지금도 마음 깊이 와 닿은 건 사실이나, 현재의 경험적 지식으로는 과연 제대로 이해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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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9-03-0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으셨군요. 금요일에 선생님 뵈었는데, 저작 중 이 책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책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사놓고 이건 아직 읽지 못했어요. <호모 에티쿠스>와 더불어 제일 많이 읽히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

가넷 2009-03-01 20:4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여튼 정말 좋았던 독서경험이였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이 분의 저작을 읽어 볼 것 같습니다.^^; 도덕교육의 파시즘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것도 있고 해서요...

그러고 보니, 아프님의 서재에서 본 책들은 아주 흥미롭고, 만족스럽게 읽었던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