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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추와 그의 사람들 ㅣ 역사 속에 살아 있는 인간 탐구 36
주보돈 지음 / 지식산업사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었다. 노학자의 무리 없는 해석에 잘 읽혔다. 몇가지 재미있게 본 것이 있는데, 하나는 나당동맹의 개시시점. 실제로 신라는 642년 백제의 대야성 공격 이후 상당한 위기를 느꼈고 특히 김춘추와 그와 같은 방향인 일파들은(본서에서는 여왕지지파라 부른다) 위기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활로로서 외교로 눈을 돌린다. 그래서 김춘추가 고구려의 실력자 연개소문을 만났으나, 익히 알려진바와 같이 실패했고, 당에 가서도 청병을 원했으나 실패했다. 이후로도 당에 가서 청병을 하였고, 답설인귀서로 알려진 당태종과 김춘추의 밀약이 이루어진 648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당 태종이 죽고, 고종이 즉위한 이후에도 한참 뒤인 659년에 이루어서야 답을 받았으나 꼬박 10년이 되는 셈이다. 이런점에서 648년을 나당동맹의 기원으로 삼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었다.
그 다음에는 비담의 난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살펴본 점이다. 당시 상대등 비담을 왕위를 목적으로 '여주선리불능'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난을 일으켰다. '여주선리불능'은 643년 신라의 사신이 당에 청병을 목적으로 건너가 당태종이 이야기 했던 것이다. 그런데 비담이 말한 여주는 선덕이 아닌 진덕여왕을 말한다고 하였다. 사실상 난이 일어난 해에 선덕왕은 죽었고, 그 이전에도 오늘내일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굳이 난을 일으킬 필요가 있었냐는 의문이 제법 합리적인 것 같다. 그리고 643년 당시 당 태종이 했하던 '여주선리불능'이라는 조롱은 당시 신라 사회에 준 충격이 제법 있었을 것 같은데 4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있음도 의문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다른 견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읽어보고 싶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해석에 긍정한다.
그 외에도 김춘추를 중심으로 당대 신라와 한반도 정세를 보니 또 다르게 보이는게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