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크린 앞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나머지는 모두 CG로 이루어진 이 영화를 보기로 했을 때, 사실 별다른 기대는 안했었다. 재미만 있으면 돼, 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을 따름이니까. 그래서인지 뭐랄까, 시종일관 혼자서 깜짝깜짝 놀라면서(옆에서 같이 보던 사람이 영화가 끝나고서는 왜 그렇게 놀라면서 봤냐고 놀렸었다.) 봐서 그런지 재미있게 보았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일까? 기대이하라고 말하고 싶다.

 

내용은 그저 별다를 게 없다. 그저 공상과학영화가 그렇듯이 악(!)이 있고, 그 악을 불리치는 영웅(!)이 있을 뿐이다. 좋아, 사실대로 말하자면, 약간 어설픈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차라리 배우들도 CG였다면, 더 실감이 갔을 지도 모른다. 합성을 하다보니까 그런건지 화면과 배우들의 연기가 그닥 잘 안맞는 느낌이 중간 중간 나를 괴롭혀서 영화의 흐름을 깨뜨렸다.

인물들은 실제인데, 배경은 가짜(!)인게 티가 많이 나서 괴리감이 너무 컸다.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천재 과학자가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서 우주로 방출하고, 지구를 멸망시키고자하는데, 스카이캡틴이 옛 연인이자 기자인 폴리와 함께 이를 저지한다, 로 요약이 가능하다.

영화볼 때는 집중해서 보느라고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많이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영화에 만족을 못하겠다. 어설픈 영웅주의 만화(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만화로 만드는 게 훨씬 나았다. 이건 심하게 말해서 스타를 내세워서 흥행해 보겠다, 라는 욕심으로 밖에는 안보인다. (더더군다나, 우리나라 영화 포스터에는 마치 안젤리나 졸리도 영화의 주연으로 보이게끔 해놓았지만, 졸리는 마지막에서야 간신히 등장한다. 도대체 나는 영화보는 내내 언제쯤이나 그녀가 나올까 궁금해서 죽는 줄만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르네상스의 여인들] - 카테리나 코르나로 편 중에서

여자들 중에는 어떤 고통이나 비애를 겪어도 그것이 조금도 그늘을 드리우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애써 그것을 극복하고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고통과 비애를 가슴 속에 담아두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는 것도 아니다, 고통이나 비애는 저절로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들 한테서 떠나간다. 마치 운명의 여신이 그녀들한테는 평소의 전의를 잃어버리는 것 같다 .이런 여자는 가장 행복한 여자다 그리고 남자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여자이기도 하다.

멋진 위선이다. 게다가 철저한 위선이다. 카테리나 코르나로의 일생은 이 베네치아의 위선에 휘둘리고 장식되었다. 위선은 그 위선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이 저지르면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뿐더러 고약한 악취로 사람들을 해친다. 그러나 자신의 위선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는 사람의 위선은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아름다움마저 지닌다. 르네상스 시대의 베네치아 사람들의 이 강인한 정신은 지금은 단지 지중해 하늘에 울려퍼지는 너털웃음, 자유로운 정신과 날카로운 감수성을 가진 인간만이 들을 수 있는 드높은 웃음소리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원초적프런티어] 역사의 희생물? 타고난 음부?

[굿데이 2002-03-05 11:25]
루크레티아 보르자

15세기 무렵의 이탈리아. 로마의 교황 알렉산데르 6세는 연인 빈노차와의 사이에 태어난 네 자녀를 특히 사랑했다. 큰아들 체사레 보르자와 둘째 후안, 딸 루크레치아(1480∼1519), 막내아들 호프레가 그들이다. 하지만 교황은 결혼이 금지됐던 터라 이들 자녀는 모두 서출로 기록될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이는 고명딸 루크레치아다.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오빠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사랑의 성격이 좀 유별났다.

보르자 가문의 근친상간 소문은 루크레치아가 여성의 향기를 풍기기 시작하면서 로마 시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후대의 예술가인 빅토르 위고, 도니체티가 이를 소재로 <루크레치아 보르자>라는 희곡과 오페라를 만들 정도였다.

가족의 유난스러운 '사랑'을 받던 루크레치아는 짧은 생애 동안 모두 3번의 결혼을 하는데, 첫번째는 밀라노 왕자 조반니와 12세 때 치르게 된다. 교황은 밀라노와 연합하기 위해 딸의 정략결혼을 '진두지휘'한다. 하지만 12세의 신부 루크레치아는 남편과 동침하지 않았고, 1년 후 조반니가 성불구자라는 이유를 들어 이혼을 요구해온 교황에 의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루크레치아는 첫번째 결혼생활을 해나가는 동안에도 오빠들과 자주 밀회를 나눴다고 한다. 하여튼 첫번째 결혼이 본의 아니게 끝나자 루크레치아는 환멸을 느끼고 수녀원으로 숨어버린다.

둘째오빠 후안이 살해당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질투심에 휩싸인 큰오빠 체사레의 짓이라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말할 수 없는 충격에 빠진 그녀는 수녀원에서 심부름하던 한 소년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의지하게 됐다. 루크레치아의 배는 점점 불러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알렉산데르 6세는 로마의 국력을 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는 임신으로 배가 불룩해진 딸에게 처녀선서를 시키는 억지 끝에 가톨릭 법회로부터 이혼 승인을 받아낸다.

아이의 생부인 소년마저 쥐도 새도 모르게 살해된 후 로마에는 '루크레치아를 사랑하는 자, 죽음을 면할 수 없다'는 악소문이 퍼져나갔다.

살인범으로 지목된 이는 이탈리아에 '보르자 왕국'을 세울 야망에 불타고 있는 큰오빠 체사레였다.

루크레치아의 두번째 결혼 상대자는 나폴리 왕자였다. 하지만 그 또한 어느 무더운 여름밤 괴한의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된다.

루크레치아는 22세가 되던 해에 막대한 지참금과 함께 생애 마지막 결혼을 하게 된다. 이탈리아의 명문가인 에스테가(家) 알퐁소 왕자가 상대였다.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한 보르자 가문의 혼인정책이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는 일.

페라라에서 새 결혼생활을 시작한 루크레치아는 완전히 딴 사람이 돼 시인들과 교류하는 등 정적인 생활을 해나갔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 바로 아버지 알렉산데르 6세의 사망, 그리고 큰오빠 체사레가 독살미수로 중태에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아버지에 이어 체사레가 죽자 루크레치아는 완전히 의기소침해졌다. 그녀를 지켜주었던 것은 3명의 남편이 아니라 아버지와 오빠들이었기 때문이다. 루크레치아는 깊은 절망과 고독을 벗삼아 살다가 39세로 생을 마감했다.

근친간의 사랑으로 살아간 그녀는 역사의 희생물이었을까, 아니면 타고난 음부였을까.

<이경민 · 자유기고가>

이런 식의 해석(?)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화관의 마돈나'라는 만화에서도 작가는 루크레치아 보르자와 체자레 보르자의 관계를 이런 식으로 해석하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시오노 나나미의 해석이 더 마음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것은 이른바 모나리자의 모델이었던 이사벨라 데스테의 초상의 데생이다. 얼굴 이외에는 레오나르도 자신의 필치라고 인정되었으나, 옆 얼굴은 이사벨라라고 하는 메달의 옆 얼굴과 같은 것으로써 그 둘의 다루어진 인물은 동일 하다고 추정되었다. 목탄으로 그려져 있으나 머리나 피부는 쵸크로, 그리고 의복은 황색의 파스텔로 그려져 있다. 이 그림과 이른바 <모나리자>라고 하는 그림을 세워 보면 그 이마의 넓이, 콧등의 아래쪽이 두드러진 형, 작은 입 그리고 쌍꺼풀 밑의 맑은 눈동자 등이 닮고 있다.                                                   - 출처 : 중앙치과의원홈페이지 www.drlee.org

그림의 설명이 잘못되어있다. 모나리자의 모델은 이사벨라 데스테가 아니다, 라고 나는 알고있다. 이사벨라 데스테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여러번 편지등을 통해 초상화를 부탁했으나, 레오나르도는 결국 저 데생외의 그림을 그려주지는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