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쌍협 13 - 완결
월인 지음 / 청어람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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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들을 즐겨 읽는다. 내가 어쩌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나는 작가의 의도대로 이야기에 빠져들어가 자운엽의 세계에서 그의 행적들을 숨멈추며 따라다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주인공을 둘이라고 이야기한다. 아마도 그래서 제목도 사마쌍협일테인데 내가 느끼기엔 주인공은 자운엽같고, 주연급 조연에 해당하는 인물로 설수범이었다. 저자는 안데르센의 [미운오리새끼]와 이상의 [날개]에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썼다고 하는데.. 조금 믿을수가 없다.


주인공인 자운엽은 고아에 감숙 설가의 하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영특하다 못해 무서울 정도로 영악한 머리이다. 그리고 끈기.
그랬기에 그는 혼자서 책 한권으로 심법을 익히고 아무런 도움도 없이 검법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는 혼자의 힘으로 서책의 주인이자 자신의 사부일 당대 천하제일인 '사중협'을 찾아내어 그에게 구배일례를 한다. 서천맹의 음모로 부터 은애하는 여인을 구해내고 그들, 서천맹과 무림맹을 적절히 요리까지 해가며 이용해 먹는다. 그리고 적당하게 복수할 줄도 안다.
그는 미운오리새끼가 아니었다. 하긴, 안데르센의 [미운오리새끼]도 사실은 백조였지만. 그렇듯 오리가 사실은 백조였듯이 그는 정말로 백조 중의 백조였을 것이다. 스스로 영악하게 모든 것을 파악해 나가며 스스로의 힘과 머리로 이겨나가는 그의 모습이 참 멋있었다.

"큰공자님, 당신이 가슴 가득 복수심을 채우며 검을 휘두르는 동안 난 터질 듯한 사랑을 가슴 가득 채우며 검을 휘둘렀지요. 내 가슴에 가득 찬 사랑이 당신 가슴속의 것보다 훨씬 큰 이상, 당신은 절대 날 이길수 없소!"

이 말이 어찌나 가슴에 와닿으며 찡하던지 '그래, 너 멋있다. 자운엽, 멋있어!'라고 감탄 할 밖에..
앞의 탄탄한 구성들이 뒤로 갈수록 조금씩 흔들리다가 조금 서둘러 끝맺은 테가 나긴 하지만 더 길어져봐야 이야기의 구성만 망칠테고, 이쯤에서 잘 끝낸듯한데. 운엽에게 두여인이 붙은 것은 맘에 들지 않는다. 한 가슴에 두 여인을 품는 남자란 싫다. 그래, 조금은 맘에 들지 않지만. 어쨌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하는 남자란 역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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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 오페라 속에 숨어 있는 7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2
김학민 지음 / 명진출판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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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페라에 많은 관심은 아니지만 조금의 흥미정도는 가지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싶었으나 보지 못했던 관계로 약간의 한이라면 한일 감정을 가지고 있는 와중에 (아아, 그게 끝난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품고 있더냔 말이다.) 오페라가 들어간 책 제목에 끌려 빼내드는 순간 책 표지에 <오페라의 유령> 국내 연출자. 라는 말에 휙 넘어가 사들고야 말았던 책이다.
굉장히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만큼 쉬운 내용으로 되어있는 이 책은 오페라 전문서적이 아니라, 그저 잘 알려진 몇몇의 오페라들에 대해서 그 이야기의 배경등을 알려주고 있다. 알고 보는 것은 재미있지만 모르고 보는 것은 그저 이탈리아 말로 하는 연극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여기에는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사랑이 있다.
이탈리아 어로 노래부르는 오페라는 우리네들이 다가가기 힘든 문화일 것이다. 일단은 우리의 문화도 아닌데다가 우리말도 아니니 더욱 힘들게 다가서질것이다. 아무리 극장 시설이 좋아져서 자막시설이 훌륭하다고해도 직접 듣는 것보다 훨씬 이해력도 받아들여지는 감동도 뒤떨어 질것임에 틀림이 없다.
저자는 그네들의 그 노래 가사나 대사를 모두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저 이야기의 흐름과 그 속의 이야기들만 알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하멜'에 관하여 오페라로 제작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 작가가 한글로 쓴 대본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하고 독일의 작곡가가 그걸 읽고 작곡 했다는 오페라 '하멜'.
우리는 하멜에 대해서는 잘 까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알고 있다. 그는 네델란드 인이며, 표류하여 조선에 흘러들어간 색목인이다. 그는 다시 조국으로 돌아갔다. 정도이지만 색목인에 대한 옛 선조들의 생각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기에 그의 사정에 대해서 잘 알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오페라들은 그네들의 이야기이다. 7가지의 오페라이야기가 있지만 내가 아는 것은 오텔로와 샬로메이야기뿐. 다른 것은 그 제목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나는 사실 '카르멘'이 보고 싶어서 노래를 부르곤 했지만 단지 제목만을 알고 유명하다는 것만 알고 있고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카르멘에 대해서 우리에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그녀의 자유분방함과 사랑에 대해서.

이 책은 제목처럼 정말로 오페라를 읽어주고 있다. 우리에게 그는 오페라의 전문 용어를 들이대지도 않고 오페라란 이런 것이다라며 정의를 내려주지도 않고 그저 그안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라서 더욱 맘에 드는 책이다.

제목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데 그것은 순전히 그림 읽어주는 여자의 아류같은 느낌이 들게해서이다.
그래도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우러지니까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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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 위기를 돌파하는 마케팅
김병도 지음 / 21세기북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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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의 빨간 옷과 툭 튀어나온 배, 넓은 버클과 긴 수염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너무나 친숙한 이 산타의 것들이 모두 코카콜라에서 만들어 낸것이라고 한다.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니 참 마케팅이라는게 신기하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광고하나가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바꾸어버렸다.

마케팅서적이라고 해서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재미있게 술술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경영과는 달리 마케팅하면 그다지 많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주어 들었던 단어들이 나열되기도 하고 생소한 단어와 말들이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저자는 많은 예를 들어가면서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나열하곤 한다. 나에겐 조금 생소한 기업들도 있고 너무나 유명한 기업들의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간혹 자신의 주장(?)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그게 눈에 거슬린다거나 잘난척한듯하여 기분나쁘다거나 한 것이 없다. 오히려 기분좋게 받아들일수 있어서 상당히 의외이기도 했다. 마케팅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내가(경영관련서적이나 마케팅관련 서적을 전에는 한번도 읽은 적이 없다.) 술술 읽어갔다는 데에 놀라움을 느꼈다.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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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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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다. 이 책을 다 읽은 것은 벌써 2주도 전이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수가 없는 관계로 지금까지 미루어왔지만 조금 더 미루다간 머리가 뒤죽박죽 되버려서 더 엉망이 될까봐 할 수 없이 지금 이렇게 펜(?)을 든다.

솔직히 말해서 단편집은 이것이 두번째이지만 무척이나 힘들게 읽어내려간 책이다. 얇고 가벼운 이 책을 일주일은 걸려서 읽은 듯 하다.(보통이라면 분명 하루만에 다 읽었을 것이다.) 잘 읽혀지지 않아서 도대체 왜 이러나 싶을 정도였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내가(물론 지루한 책은 읽어내려가기 힘들긴하다.) 이책이 지루한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도 한장, 한단락, 한문장, 한단어를 읽어내려가기가 힘이 들었다.

도대체 왜?

로맹가리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이지만 다시 그의 책을 집어들어 읽게 될 것같지는 않다. 그의 작품에 실망했다거나 그의 글이 형편없다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이건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그가 묘사한 작품의 인물들은 정말이지 끔찍하게도 인간같아서, 사람같아서 소름이 끼친다.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없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요즘의 현실을 보라. 너무나 끔찍한 일들을 태연히 저지르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어려서인지 로맹가리가 과연 인간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에 대한 경멸을 표시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아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읽으면 불편하다는 것이다. 나는 희망을 가지고 싶다. 정말 정말 나는 인간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로맹가리의 이 책을 읽는 동안 귓가에 내내 떠나지 않는 그의 말이 있었다.

'인간은 이런 동물이야. 인간에게 희망따윈 없어.'

라고 작게 속삭이는 그 목소리에 나는 책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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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 오늘의책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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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1년은 가뿐히 넘은 일인데, 당시의 나는 게을러서(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책은 읽으면 끝일 뿐이었다. 나는 다이고로를 잘 알지 못한다. 책으로만 만난 다이고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기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원자폭격의 피해자인 작은 원숭이 다리도 팔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어미에게 버림받았고 나무에 매달리기조차 쉽지 않은 이 작은 아이는 한 사진작가의 집에 입양(?) 되었다. 그리고 가족들과 정말 깊은 사랑을 나눈다. 어쩌면 다이고로가 인간이 아닌 원숭이였기에 더욱 그런 사랑이 이루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까맣고 큰 눈의 다이고로가 빤히 바라본다면 사랑하지 않을수가 없지 않았을까? 거기다가 인간보다 훨씬 순수한 그의 마음이 눈에 보일텐데...

다이고로는 짧은시간을 그들과 함께하고는 어느날 그들의 곁을 떠나버렸다. 지금 다이고로와 함께 컸던 아이들은 자라 성인이 되어가고 있지만(혹은, 되었지만) 아직도 그들의 가슴속에서 다이고로가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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