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잘 모르겠다. 이 책을 다 읽은 것은 벌써 2주도 전이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수가 없는 관계로 지금까지 미루어왔지만 조금 더 미루다간 머리가 뒤죽박죽 되버려서 더 엉망이 될까봐 할 수 없이 지금 이렇게 펜(?)을 든다.

솔직히 말해서 단편집은 이것이 두번째이지만 무척이나 힘들게 읽어내려간 책이다. 얇고 가벼운 이 책을 일주일은 걸려서 읽은 듯 하다.(보통이라면 분명 하루만에 다 읽었을 것이다.) 잘 읽혀지지 않아서 도대체 왜 이러나 싶을 정도였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내가(물론 지루한 책은 읽어내려가기 힘들긴하다.) 이책이 지루한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도 한장, 한단락, 한문장, 한단어를 읽어내려가기가 힘이 들었다.

도대체 왜?

로맹가리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이지만 다시 그의 책을 집어들어 읽게 될 것같지는 않다. 그의 작품에 실망했다거나 그의 글이 형편없다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이건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그가 묘사한 작품의 인물들은 정말이지 끔찍하게도 인간같아서, 사람같아서 소름이 끼친다.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없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요즘의 현실을 보라. 너무나 끔찍한 일들을 태연히 저지르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어려서인지 로맹가리가 과연 인간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에 대한 경멸을 표시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아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읽으면 불편하다는 것이다. 나는 희망을 가지고 싶다. 정말 정말 나는 인간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로맹가리의 이 책을 읽는 동안 귓가에 내내 떠나지 않는 그의 말이 있었다.

'인간은 이런 동물이야. 인간에게 희망따윈 없어.'

라고 작게 속삭이는 그 목소리에 나는 책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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