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부터 준비했던 모의 수업을 어제 했다. 조별로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발표는 나 혼자 다해야 했다. 한조당 3명인데, 이 두 인간이 자기들은 절대 못하겠다고 우기는 것이다. 어쩔수 없다. 혼자서 하기로 한다.
첫번째, 수업시간은 다음 시간인 수요일에 듣기로 하고, 혼자서 도서관으로 가서 중얼중얼 거리면서 연습하고, 말을 고치고 바꾸고, 외운다. 목이 칼칼하니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연습을 중지할 수는 없으니, 별 수 없다.
드디어, 수업시간이다. 우리조는 세번째 발표이다. 조금씩 떨려오기 시작한다. 수업 시작전에 미리 메인 컴퓨터에 학습자료(PPT)를 복사해 놓는다. 다른 조들이 발표하는 것을 보고, 점수를 매긴다.
두번째 조가 준비가 약간 미흡했던 관계로 우리가 먼저 하기로 하다.
심호흡을 하고 인사를 한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참 추웠는데, 그래도 오늘은 별로 안추웠죠?" 로 시작하는 인사를 하고 수업을 시작한다. 프린트해간 것은 볼 새도 없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주절 주절 거리면서 화면을 보고 질문도 던져가면서 진행한다.
사람들 반응이 별로다. 얼굴이 굳었던 듯하다. 중간에 그만 둘 수도 없으니, 그냥 계속한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같기만 하다. 어떻게 마쳤는지도 모른채 끝맺고 자리로 돌아온다.
교수님이 코멘트를 주신다. '말소리도 적당하고, 발음도 정확하고, 내용이 많은데도 정리를 아주 잘했어요. 근데 설명이 좀 많아서 조금 지루하고, 마지막에 한번 했던 정리를 앞으로 당겼으면 더 좋았을거에요.'
빨개진 얼굴로 열심히 듣는다. 다른 조들이 발표한다. 다들 잘했다. 다른 조들은 조원들이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고 있다. 우리 조랑은 다르다. 나는 이제 갈구기 시작한다. 옆자리의 오빠를. '다른 조는 다들 돌아가면서 하는데, 왜 우리조만 나한테 시키느냐, 다른 사람들은 뭐 잘해서 다들 발표하느냐, 나 목아파 죽겠다.'..등등. 아무말 못하고 실실 웃으며 '알았다.'만 반복한다. 조금 밉다.
수업이 다 끝나고, 갑자기 교수님이 몇몇의 이름을 호명한다. 내 이름도 있다. 성적조회용 비밀번호가 나랑 다른 한 사람이 같단다. 흠, 내가 그냥 다른 걸로 바꾸기로 하다.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코맨트(점수지)를 나누어 주셔서 받았다. 다른 사람들(우리조)이 조금 읽고, 나에게 넘겨주다.
집에 와서 잠깐 딴 짓을 하다가 읽는다... 잘했다는 의견, 조금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의견도 있다. 식상하다는 의견도 있고.
충격먹은 두 사람의 코멘트... '목소리가 갈라져서 강의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표정이 좀 더 부드럽게 했다면 좋았을텐데.'.......안 웃었나 보다. ..목소린.... 할말없다.
인신공격이야, 인신공격이야... 라고 못되게 중얼중얼 대다가도, 새삼 느낀건 그래, 나 인상 안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