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들어, 눈 쌓인거 처음 봤다. 입춘 지난지가 언젠데 하며, 투덜거리다가도 반갑기도 하고.
출근하려고 대문을 열고 나온 순간 고개숙인 내 시야에 하얀 길이 펼쳐져 있다. 누구도 걷지 않은 푹신푹신해 보이는 하얀 눈길을 걷기가 한없이 미안했지만, 결국 나는 한 걸음을 내딛을 수밖엔 없었다.
원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곧잘 넘어지는 나이기에 오늘 같은 날은 필히 조심해야 한다. 넘어졌다간, 차창피한게 문제가 아니다. 옷이 지저분해 지리라. 아니, 것보단 얼어버릴지도 모른다. 추워서. 조심 조심 한걸음씩 내걷느라, 힘들이면서 걸었더니 평소와는 다르게 출근길이 힘들었다.
이제 3월이 오면, 본격적으로 봄이 다가올텐데. 그나마 겨울 끝무렵에라도 쌓인 눈을 보니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