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프랑스 과거사 - 독일강점기 프랑스의 협력과 레지스탕스 우리 시각으로 읽는 세계의 역사 11
이용우 지음 / 푸른역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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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되었다. 

다름의 문제가 아니라 잘잘못의 문제이다. 지금 현 시국은 ‘다름’이 아니라 ‘틀림’이다. 이 ‘틀림’은 어디서부터 기인하는 것인가. 18대 대통령선거에서부터 잘못되었나. 5.16군사정변에서부터 틀려 먹은 것인가. 이승만의 초대대통령 취임 에서부터 이미 틀린 것인가. 틀림의 기원을 찾고 싶었다. ‘다르다’면 토론하고 양보하고 맞춰가면 된다. 하지만, ‘틀렸다’면, 고쳐야한다. 하지만 지금 어디서부터 틀렸는 지부터 확신할 수 없기에 찾고 싶었다. 하나의 가설은 독립 직후 친일 부역자들을 제대로 숙청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들의 썩은 뿌리는 아직도 썩은 물을 먹으며 버티고 서서 새로이 태어난 떡잎이 햇빛을 보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에 비하여 썩은 뿌리를 비교적 잘 잘라 냈다고 한다. 단순히 해방 이후에 빠르게 숙청한 점과 더불어 30,40년이 지난 이후에도 부역자들을 법정에 세워 형을 내리는 점이 특히 귀감이 된다. 인상깊은 부분을 통해 우리의 썩은 뿌리를 되돌아본다.




P.133 – 경제적 부문의 숙청이 미약했던 것은 다분히 당시 상황의 현실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이다. 피폐해진 경제를 다시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데에 이들의 존재는 없어서는 안 되었고, 바로 그러한 사정이 이들의 숙청을 완화하는 데 작용했다. 


-> 프랑스나 한국이나 경제인에 대한 숙청이 가장 미약했다. 독립과 해방 이후 기존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간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해방이 되었지만 해방 이전의 시스템이 선진의 문명이라 생각하여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경제적 지위의 유지는 정치적 이상보다 중요했다. 어떻게 보면 이건 도려낼 수 없는 암이었고 그래서 지금 추악한 정경유착을 보고 있는 듯 하다. 방법은? 극강의 반민특위가 생겨나 과거의 죄에 대해 물을 수 있는 파워를 줘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 세월호 특조위도 힘을 못쓰는 정부에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P.180 – 파퐁 재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비시 시기에 그렇게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가 어떻게 전후에도 처벌받기는 커녕 장밋빛 대로를 달릴 수 있는지 의아해했고, 이와 관련하여 비시 체제 말기에 레지스탕스 활동에 관여했다는 것이 대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게 되었다.


-> 독일 나치에 빌붙어 신나게 비시 정부에서 권력을 누리다 독일이 망할 것 같으니 급하게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자들. 이들의 경력 세탁 혐의에 대한 의문은 프랑스인들 역시 가지고 있었다. 결국 마지막 경력으로 배반자와 애국자가 갈리는 것인지, 평균으로 봐야하는지, 시작으로 봐야하는지, 너무나 주관적이고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애매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밀정’을 통해 부각된 황옥의 정체가 딱 여기에 들어맞는다. 그가 의열단의 일원이었나 일본의 밀정이었나 말이 많은데 진실은 누가 아는가. 김구 선생의 수첩에 황옥은 의열단원이었다는 말이 있었으나 이것이 효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다른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런 주관적 판단요소 때문에 숙청이 태생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듯 싶다. 사실 숙청을 쉽게 봤다. 딱 보면 배반자라는 게 드러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이완용과 같은 대표적 케이스의 경우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져나갈 방법이 너무나 많다.



P.201 –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컸다. 1944년 9~10월에 여론의 주류를 이루었던 ‘철저하고도 급속한 숙청’에 대한 요구는 곧, 대체로 12월부터는 실망과 환멸로 바뀌었다. 대독협력자들에 대한 처벌을 조속히 개시하라는 요구와 압력은 10월 하순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부역자재판소가 문을 열고부터 수그러들었지만, 재판 시작이후 질질 끄는 재판과정, 너무 미온적인 판결, 그리고 선고 형량들 간의 심한 불균등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었다. 너무 관대하다고 느껴진 판결에 대한 불만은 때때로 성난 군중들이 그러한 판결을 받은 부역 혐의자를 법정이나 감방에서 끌어내서 직접 ‘처형’하는 상화로까지 이어졌다.


-> 프랑스 숙청의 역사가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된다고 들었었는데 이런 경우를 보니 또 우리와 상당히 비슷한 것 같다. 앞서 말한대로 숙청은 태생적으로 어렵고 까다로운 점이 많은 것 같다. 법은 국민의 감정과 동일하게 가지 않는다. 그래서는 안되는 게 당연히 맞지만 누가 봐도 배반자인데 법에 의해 풀려나는 것을 보며 분통이 터지지 않는 국민이 있을까. 영화 ‘암살’에서도 마지막에 의열단원인척 했던 친일파는 법정에서 당당하게 무죄선고를 받는다. 그리고 법정에서 나온 직후 의열단원의 총에 의해 최후를 맞이한다. 이것이 해답인가, 골치아프다.


P.231 – 1970~1980년대의 프랑스인들은 1945년 재판 당시보다 대독협력의 최고책임자에게 훨씬 더 관대해졌던 것이다. 재판 당시 형사 처벌을 요구했던 이가 응답자의 4분의 3에 달했던 반면, 30여 년 뒤에는 페탱의 ‘유죄’에 동의하는 이가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되었다. 이렇듯 ‘유죄’에 동의하는 이가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되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모르겠다’라고 답변한 이의 비율의 증가이다.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자체를 아는가의 문제로 넘어가면 ‘모른다’는 답변의 비율은 더욱 높아졌다.



P.247 – 눈에 띄는 사실은 ‘해방 직후 부역자 숙청’이란 주제 자체에 대해 대부분의 교과서들이 극히 적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 친일파들과 일본정부가 가장 좋아할만한 내용이다. 시간이 지나면 까먹는다. 인간이기에 당연하다. 그래서 점점 시간이 갈수록 친일파에 대한 악감정도 무뎌지고 위안부에 대한 인식도 무뎌질 것이다. 까먹을 것이다. 그래서 동상을 계속 세우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화도 계속 만들고 관련 기사도 계속 나와야 한다. 나도 얼른 무슨 활동에라도 동참해야겠다.



P.253 – 사람들은 숙청에 관한 한 드골보다는 아롱을 믿고 싶어했다. 사람들은 숙청의 필요성과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쪽보다는 ‘내전’의 비극에 슬퍼하자는 쪽에 더 귀를 기울였고, 해부와 분석보다는 애도를 선호했다. 


-> 잔인한 것을 싫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피 보는 것을 싫어하고 분노보다는 애도를 더 선호한다고 하니 누군가 나서지 않는 이상 대부분 조용히 애도하고 기도할 것이다. 물론 애도도 비극적 상황에 처한 분들을 위한 고귀하고 숭고한 일이다.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올라가고 공동체 의식도 좋아질 것이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손에 피를 묻히며 할 일을 해야 한다. 아롱과 같은 사람이 다독여준다면 드골과 같은 사람이 칼을 뽑아야 한다. 우리 나라는 반민특위가 칼을 뽑으려 했으나 대통령이 중단시켰다. 세월호 조사위를 사실상 중단시킨 것과 다름 없다. 아직도 틀려 먹은 것 같다. 




프랑스는 우리와 비슷해서 분통터지는 일이 많았음에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부역자를 차단했고 몇 십 년이 지난 문건이 발견되자 관련자를 법정에 세워 다시 형벌을 내렸다. 끊임없이 과거를 반성하고 고치려는 행동에서 배울 것이 많다. 우리는 항상 앞으로만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과거는 적당히 덮자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이제와서 친일파를 처단하자 라고 외치면 ‘그때가 언젠데 뭘 그걸 이제서…’, ‘좌퐈인가…’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나부터 과거와 대면하는 자세를 견지해야겠다.



출처

1.프랑스국기

http://blog.daum.net/pysyy/414

2.레지스탕스사진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I1Jj&articleno=2242338&categoryId=315109&regdt=20121220111828

3.드골사진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5660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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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1-24 0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재명 시장 인기를 보면 칼을 빼들 인물에 대한 필요의식이 많이 반영되고 있단 생각을 합니다. 말이 쉽지 자기 관리 조금만 잘못 해도 비난의 화살도 그만큼 빨리 받죠. 이재명 시장이나 표창원 의원은 그러한 그들의 이미지 때문에 그런 곤란이 많다 생각합니다. 기존의 정치환경 때문에 타개해 나가기가 어렵긴 하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줘서 고마워요.

윙헤드 2017-01-25 22:50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합니다:) 우려하신대로 표창원 의원은 벌써 비난의 화살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이 새로운 얼굴들이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최적의 시기인거 같아요! 이재명 시장처럼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칼을 빼들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일본을 닮아가는가 - LG경제연구원의 저성장 사회 위기 보고서
이지평.이근태.류상윤 지음 / 이와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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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S POLITICAL SCANDAL THREATENS A DESCENT INTO JAPANESE-STYLE STAGNATION’ 


2016년 12월 5일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실린 기사로 한국이 정치 스캔들로 인해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길로 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 재벌 위주로 돌아가는 경제, 부실 채권의 위험도가 상승하면서 한국 경제가 지금보다도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한국 정치라는 요소를 말하기는 했지만 박근혜 스캔들이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는 일본의 경제를 따라가고 있으며 지금처럼 흘러가면 경제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말이 많았었다. 




나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흘러가면 경제 침체가 올 것 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꼭 일본 경제와는 닮은 것은 아니고 전세계적인 침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자산 버블은 굳이 우리나라와 일본이 아니더라도 많은 나라들이 자국 내 경제 위협요소로 꼽고 있으며 중국이 최근 들어 가장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역시 전세계적인 트렌드이다. 선진국들의 출산율은 2명이 채 안되는 수치를 계속해서 기록하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들, 특히 한국과 대만은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앞다투어 기록하고 있다. 사실 출산율이 평균 2명이 넘지 않는다면 기간이 오래 걸릴 뿐 결국 인구 감소를 의미함으로 인구 감소를 통한 생산성 유실은 대부분의 선진국이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수출 위주의 경제가 흔들린다 는 닮은 점은 WTO의 모든 국가가 겪고 있는 문제로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과 일본의 산업구조가 비슷하다는 점은 맞다. 자동차, 반도체, 전자기기와 같은 상품은 정확히 일본을 따라한 것으로 비슷한 발전과정을 보여왔고 역전상황도 많이 보여줬다. 일본 조선업이 한국 조선업에 밀려 망해버린 것처럼 최근 한국 조선업이 망하면서 그 지역 일대가 황량한 소식은 참 비슷하다. 그렇지만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각국이 각산업에 대해 문제를 겪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를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최근 한국의 행보가 일본의 20년 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전세계적 침체로 봐야한다는 말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다른 나라들이 성장을 할 때에 홀로 침체를 겪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율은 역대 최저치, 일부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규모가 다른 전세계적인 침체가 몰려오고 있다. 단순히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노동유연화, 산업구조 개편, 자산 버블 조정에 신경쓰기에 부족할지도 모른다. 물론 노동유연화와 산업구조 개편은 필요하다. 정부가 보통 내세우는 기준금리 인상/인하, 재정지출 확대/축소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변화이다. 




그렇기에 현정부의 창조경제 방향성만큼은 그 와중에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창조경제라는 의미를 그걸 배포한 정부관계자들도 정확히 모르는 이 정책(?)이 어떻게 보면 한국의 다음 발전을 이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을 끌어와 벤처 보조금으로 주는 ‘TIPS’를 만들고, 각 도에 스타트업센터를 만들어 서울 뿐 아니라 전국의 창업 열기를 올려놓자는 방향성만큼은 좋았다. 다만 각 도에 세운 스타트업 센터의 주관기업을 우리나라 재벌 그룹에게 각각 할당 시키고, 엔젤 투자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 하지도 못해 ‘TIPS’ 프로그램의 대부와 같은 사람을 검찰이 구속시키는 모양새를 보니 어떻게 이 창업 분위기를 이끌어 가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분명하다. 제대로만 이 기조가 유지된다면 재벌그룹이 기업가치 상위를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페이스북처럼 영국의 다이슨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로 나타난 기업들이 높은 가치로 인정받는 국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어비앤비’는 집 공유 서비스를 통해 자가 집 렌탈 서비스라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관련 종사자를 수 만명 배출했다. ‘우버’를 통해서 각국에 자동차 공유 경제가 생겼고 관련 종사자 역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이제는 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아니라 슘페터가 말했던 것처럼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전경련을 없애냐, 대기업 규제를 심화 시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스타트업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은 확실히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경제적 발전이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발전 했기에 반면교사로 배울 점이 있다. 그렇지만 일본과 20년 주기로 너무 똑같이 흘러간다고 위기라고 외친다면 우리도 모르게 일본과의 20년 주기만을 바라보며 편협하게 볼 수 있다. 이건 국가 차원의 침체가 아닌 전세계 차원의 침체라고 우리가 인지하는 것이 제일 필요하다.



출처

1.세계,한국 경제성장률그래프

http://www.fnnews.com/news/201310141714306003

2.창조경제 이미지

http://www.msip.go.kr/web/msipContents/contents.do?mId=O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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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의 시대 -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
에번 오스노스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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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거닐다 보면 은연중에 들리는 단어. 짱깨. 우리가 이 단어를 얼마나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놀랍다. ‘주인장을 뜻하는 중국말 짱궤이에서 온 말인 짱깨는  중국이나 중국인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유독 많은 우리 학교에서도 나름 다들  눈치는 있고 예의는 차리려고 하지만 은연중에 그런 단어가 튀어나온다. 중국은 우리보다 낮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단어의 상징이다.




경제신문을 매일보는 사람이 있다면 단 하루라도 중국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날이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중국의 성장이 너무나 무서운 한국기업들’, ‘중국 경제의 연착륙은  한국경제의 재앙등등 중국이 잘되어도 우리에게 위기, 안되어도  위기라고 연일 외쳐 댄다. 중국으로 진출했다가 퇴짜를 맞고 돌아온 대기업들이 부지기수이며 중소기업들은  아예 명함조차 못 내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짱깨'라는 단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하는 일상과는 다른 경제적 현실이다.


현실과 우리의 인식은 너무나 괴리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한국제품이면 좋다고,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자기들이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을 일찌감치 되찾았으며 한국은 이미 그들이 상대하는 메이저국가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중국을 너무나 모른다. 그래서 읽어봤다.

 

 


P166 – 조지 오웰은 어떤 나라에서든 정치색을 띠는 산문이란 <순수한 바람에 견고함이라는 겉모습을 부여하기 위해> 의도된다고  썼다. 트루먼 시대의 국무장관 딘 애치슨은 자신에게 보고되는 사실들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진실보다 더 명확해질 때까지> 재단하고 주물렀다. 중국의 진시황은 <민중을  무지하게 만들라. 그러면 순종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정책을 이용해서 나라를 다스렸다.




-> 민중을 무지하게 만들라는 진시황의 지시는 현대 중국에도  그대로 이행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국가 내에 있는 모든 언론을 통제하며 그 넓은 인터넷을 검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얼마나 그들이 거짓된 진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지 볼 수 있다. 만리방화벽은 여전히  강력하며 최근에는 24시간 감시체계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세계2위의 강대국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세계인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며 정치와 아주 조금이라도 연관이  되어 있는 단어들은 가차없이 검열당한다. 경제대약진 운동 당시부터 시작된 자료 조작, 과대보고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하며 세계의 여러 경제기관들은 중국이 발표하는 여러 경제지표들은 믿지 못한다며  우려에 우려를 거듭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무너질 것 같은 체제. 등소평이  가까스로 자본주의를 일부 받아들여서 수혈을 하고 있지만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사상이 마주하고 있는 중국은 시한폭탄과 같다. 젊은 중국인들은 이제 더 이상 무지에 매몰되지 않는다. 중국이 인구마저  통제하기 위한 시행했던 1자녀 정책은 도리어 많은 중국인 소황제들의 해외유학을 불러일으켰고 그들은 세계에  대해 눈을 떴다. 무지에 벗어나 진실을 바라본 그들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이 젊은 소황제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상 무지로 다스리고자 하는 그들의 시스템은 사상누각처럼  무너지지 않을까 싶다.

 

 

P174 – (대약진운동당시) 그가 주철 공장에 도착하고 2~3시간이 지났을 무렵 한 동료 노동자가 그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그쯤이면 충분해. 이제 그만해도 돼’. 우쓰는 당황스러웠다. ‘달리 할 일도 없는데 계속 일할게요그러자 그 동료가 귓속말로 조언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우쓰가 하루를 꽉 채워 성실하게 일할 경우 모두의 할당량이 늘어날 터였다. 그는 연장을 내려놓았다.


-> 공산주의의 폐해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이렇게 다시 읽어봐도 참으로 신기하다. 모두가 같이 생산하고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물건이 돌아가는 공산주의는 이론적으로는 가장 궁극적인 체제인 것 같은데 어째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지. 분명 우리의 자본주의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빈부격차는 역사를 거듭하며 심해지고 있고, 그 둘의 중간에서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중산층들이 세계 각국에서 무너지고 있다. 지니계수의 상승과 부의 재분배의 비형평성은 자본주의 사회를 불안에 휩싸이게 하며 소비를 통한 돈의 흐름이 결코  원활하지 않을 것이다.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선진국의 모델로 일컬어지는 스웨덴 같은 나라 마저도 부의  재분배가 부자들에게만 쏠리고 있다고 하니 이 위기는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당할 것이다. 돈을 찍어내고  국가부채를 지면서 겨우겨우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그 다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공산주의가  이상적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같이 생산하고 더 필요한 이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그 이상만 지킬 수 있다면 가능할텐데 인간의 탐욕이 존재하는 한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그런데 인간은 분명 탐욕적인  존재이지만 동시에 공감하는 존재이다. 과거 한국은 서로서로 돕고 사는 민족이었고, 현대의 스리랑카, 라오스 같은 나라를 살펴보면 서로 음식을 나누며 돕고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감의 능력을 계발시키면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공존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공감의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서로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밥그릇을 한가운데  모아 같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P207 – 당신은 민주주의 덕분에 먹고사나요?, 당신은 빵을 먹고 커피를 마셔요. 민주주의가 이런 것들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닙니다. 인도 사람들도 민주주의를 채택했고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도 민주주의를 채택했지만 그들은  자국민들을 먹여 살리지 못하고 있잖아요. 그가 계속해서 말했다. 중국 사람들도 이제 한편으로는 윤택한 삶을,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를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민주주의가 정말로 윤택한  삶을 제공할 수 있다면야 좋겠죠. 하지만 민주주의를 채택하지 않아도 여전히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가 굳이 민주주의를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요?




-> 항상 중국인들은 공산주의의 억압을 싫어하고 자본주의를 동경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그들의 생각과 야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가 당연히 좋은 것이라 생각해왔던 우리에게 던져주는 질문이다. 민주주의는 절대로 완벽하지 않다. 한국에서의 작금의 사태처럼 민주주의가 항상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플라톤이 꿈꾸었던 철인정치에서의 철인이 민주주의에서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오히려 이사회처럼 철인들이 모여서 그들의 리더를 뽑아 철인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벌써 국내에서는 민주주의의 꽃인 대통령제가 아닌 내각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리가 많다. 중국은 옆나라의 이런 상황을 보며 내심 그들의 체제에 안심하고 있을 것이다. 7인의 상무위원의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중국을 세계2위의 대국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굳이 대통령을 뽑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이해가 된다. 우리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단지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는 계속 진화해야 하고 변화해야 하는데 단순히 우리는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가 이런 결과를 맞이한 것은 아닌가 싶다.  이제는 발전해야 할 시기이다.



출처

1.중국야경

https://unsplash.com/search/china?photo=5h_dMuX_7RE

2.만리방화벽 블록 기업들

https://melissaamackay.wordpress.com/2015/04/06/the-great-firewall-of-china-say-ta-ta-twitter-and-hello-to-weibo/

3.중국인민대회

http://korean.cri.cn/1240/2007/03/05/1@89518.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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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7-01-2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경과는 또 다르게 상해를 방문하고서,, 그리고 요즘 헐리우드 영화(마션, 컨텍트,,)에서 보면 중국의 위상은 범접치 못할 거대한 국가임에 틀림없어요.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미국와 유럽 국가들만 우러르며 그외 국가들에 대해 비하하거나 얕잡아 보려는 경향이 때론 지나치게 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주변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놓고 비하하려드는 걸 볼 땐, 임진왜란 때 왜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서 얕잡아 비하하여 드는 세상 물정 모르고 큰소리만 치는 어리석은 사대주의 양반들 같기도 했습니다ㅠㅠ
세상을 제대로 알고, 판단함에 좀더 신중하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겠어요,,,,,

오늘도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

윙헤드 2017-01-23 16:26   좋아요 0 | URL
저는 책으로만 부분적으로 이해했을 뿐인데 마르케스 찾기님은 직접 중국도 방문하시면서 느끼셨다니 저보다 훨씬 중국에 대한 이해가 많으실 것 같아요. 말씀하신 ‘열린 마음‘ 너무나 공감해서 저도 중국과 일본을 꼭 방문해봐야할 텐데 기회를 잘 만들지를 못하네요ㅜㅜ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책보다 댓글에서 더 많이 배울때가 많은것같아요:)
 
매거진 B (Magazine B) Vol.51 : 미스터포터 (Mr Porter) - 국문판 2016.11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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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오프라인에서 사본지가 꽤 되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당연히  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백화점에서 옷을 봐도 온라인으로 검색해본다. 그러면 10099는 더 싼값에 올라와 있다. 백화점은 당연히 입점비와 서비스비용이 있을 테니 거기서는 그냥 디자인과 사이즈만 보고 나중에 인터넷으로 산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백화점에서 바로 구입을 하지만 나처럼 인터넷으로 옷을 사는게 보편적인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스터포터는 남성 전문 쇼핑몰로 영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업이다. 구찌와 같은 명품 브랜드와 현시대에 인기를 얻는 브랜드, 독특한  감성의 브랜드들을 원활하게 유통하고 특유의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끈다. 자체 제작한 고급 박스로 포장하고 포장마다 구매자의 이름을 필기체로 멋드러지게 인쇄한다. 배달은 항상 수트 차림의 배달원이 하고 자체 잡지와 신문도 정기적으로 발행한다. 콘텐츠 활용 능력이 귀신 같아 미디어  기업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여성 전문 쇼핑몰 네타포르테로 이미 한차례 성공을 거둔 나탈리 메스넷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미스터포터를 시작했다. 여성과는 너무나 다른 남성의 연구한 뒤 내놓은 사이트는 다른 쇼핑몰들과는  다른 그들 만의 가치를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어찌보면 진부할 수도 있는 패션몰을 자신들만의 감성으로 풀어낸 역량에 감탄한다.  특히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자체 에디터 팀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이제 단순히  팔려고만 하면 팔리지 않는 시대로 스토리,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그걸 잡지 기사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콘텐츠의 대부분은 미스터포터가 파는 상품을 제대로 언급하지도 않는다. ‘빨간 파스타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글을 쓰고 말미에 토마토 소스가 튀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레드 스웨터식의 유머러스한  접근으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한 자체 잡지와 신문을 세련된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바버샵, 테일러샵, 카페, 바 등에 비치하여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공략한다. 이런 것들은 다 마케팅 수업에서  배웠는데 그 땐 그렇게 진부해 보였던 것이 이렇게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 기업을 보니 감탄이 나온다.  

 

미스터포터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기업이나 쇼핑몰이 없나 싶다. 특히  화장품에서 말이다. 유로모니터의 세계 화장품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 남성의 월간 화장품 소비 비용이 세계 1위란다. 2위 덴마크에 무려 4배 정도 차이나는 수치로 압도적이다. 평균적으로 4.5개의 화장품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나는 3개를 가지고 있으니 평균을 깎아 먹고 있다.) 사실 이렇게 압도적으로  높을 줄은 몰랐다. 대체 어떤 원인으로 하필 우리나라 남성이 세계에서 화장품 소비가 1위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진짜 왜 우리는 이렇게 꾸미는 걸 좋아하는 것일까? 겉모습을 중시하는 사회이긴 한데 다른 나라들도 비슷할 텐데 왜 우리만 유독! 이러는지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많은 제품을 어디서 사는지도  궁금하다. 인터넷인 거 같기는 한데 국내 남성 종합 그루밍 쇼핑몰 같은 것은 없다. 소규모로 있는 듯 하지만 어딘가 조잡하다. 화면 한가득 나오는 수십가지의  화장품들은 제마다 최고의 화장품이라 하니 뭐 하나 고르기가 부담스럽다. 제품을 제대로 설명하기보다는 사라고 윽박지르는 것 같다. 고급스러운 설명은 차치하고 제대로 된 설명없이 대부분이 자연, 하얀, 천연성분 등 만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엄청 큰데 확실한 키를 쥔 리더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스터포터처럼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종합 그루밍 사이트가 나온다면 시장의 5%는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콘텐츠를 판매 위주가 아닌 남성 그루밍을 위한 전반적 설명에 대해 다룬다면 승산이 더 높아질 것이다. 거기에 화장품 구매 전 샘플 서비스를 준다면 10%는 먹을 수 있다.(너무 허풍과도 같은 수치이긴 하지만) 각자가 자기에게 맞는 화장품을 사고 싶을 텐데 딱히 테스트 해볼 수는 없어서 유명한 것에 몰리기 마련이다. 그럴 때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샘플들을 보내준다면 뭔가 끌어당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 이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실패한다면 내 책임은 없지만 성공한다면 화장품 세트 하나라도 보내주신다면 감사하겠다J



출처

1.미스터포터 홈페이지화면

http://www.hisstylediary.com/2011/11/25/20-off-at-mr-porter-with-discount-code/

2.미스터포터 신문사진

https://kr.pinterest.com/tarapitten/mr-porter/

3.남성 화장품 모음

http://www.brightallbeauty.com/grooming-products-every-men-n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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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1-21 0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증명사진 포토샵 보정도 한국이 1위일 걸요. 어학연수는 기본으로 하는 등 능력이 대동소이하게 되니까 외모로 결정적인 어필을 하려고 해서 그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
화장품세트ㅋㅋ 꼭 받으시길 바랄께요^^

윙헤드 2017-01-22 12:25   좋아요 0 | URL
능력이 대동소이해서 겉모습으로 어필한다는 말씀이 정말 맞는것 같네요ㅜㅜ 대부분 비슷비슷한 인생을 살다보니깐요! 화장품 세트는....받고 싶어요ㅋㅋㅋㅋ
 
매거진 B (Magazine B) Vol.52 : 위워크 (WE WORK) - 국문판 2016.12
JOH & Company (제이오에이치) 편집부 엮음 / B Media Company / 2016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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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흥미로운 기업이었다. 위워크는  워크스페이스 및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로 쉽게 말해 작은 회사들에게 업무 공간을 빌려주는 회사다. 하숙을  예로 들면 위워크가 하숙 주인 아주머니고 작은 회사들이 하숙생이 되는 거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활기차고 톡톡 튀는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는 위워크의 지점들은 당장이라도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마치 집에서 일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도록 무심하게 놓인 가구들, 쿠션들, 재미있는 벽화들은 12개국 39개  지점이 모두 다른 듯 하지만 하나의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코워킹스페이스로 세계 스타트업 기업가치 순위 13위에 올랐으니,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이어 공유경제로의 혁신에 쐐기를 박는 기업이라 생각한다.



 

콘텐츠를 읽으며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단점을 말하기 전에 일단 장점으로 포장하자면 지금 일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는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11만원의 보증금 없는 임대료는 서울 내 모든 코워킹 스페이스들  중에 가장 낮다. 또한 위치도 서울의 한 가운데로 저렴한 외곽지역이 아니다. 하지만 내부는 삭막하다. 정말 일하기 위한 공간으로 꾸며 놓아 군더더기  없는 밝은 회색의 넓은 책상과 여러 개의 부스, 여러 개의 개인 책상들이 구비되어 있다.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자리의 효율성을 위해 모두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조리할 수 있는 공간도 쇼파에 앉아 멍 때릴 공간도 없다. 그러니 대화가 없다. 다들 각자의 할 일만 한다. 일하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 반갑게 인사할  철면피는 아니기에 나 역시 대화 없이 팀원과 일만 한다. 위워크는 독특한 미술품들을 라운지에 놓아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 한다던데실상 그런 식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마구 쏟아진다고 한다.

 




물론 한국 특유의 토론 없는 문화를 간파하고 만들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만들어 놓고 활성화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니까 애초에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쓸데없는 것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실없는 대화들, 간편한 대화들 속에서  위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효율성을 추구하던 시대는 지났는데 새로운 스타트업의 씨앗을 품어줄 코워킹 스페이스가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으니 아이러니 하다. 중앙에 라운지를 여유롭게 두고, 매주 스낵파티를 열어 자연스럽게 친밀도가 올라가게 했으면 좋겠다.



 

2.

요즘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데 위워크 창업자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다. 두  명의 공동창업자 중 미겔 매켈비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는데 당시 닷컴 붐에 동참하고자 일본인과 영국인의 펜팔을 주선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뭣도 모르고 뛰어들었으니 실패했고 이후 건축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창업자 애덤 노이만은 더하다. 이스라엘에서 병역을 마친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다. 힐을 붙였다 뗄 수 있는 여성화,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부동산, 무릎 보호대가 들어있는 아기 옷 사업을  차례로 진행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공은 없었다. 둘은 파티에서 처음 만나 같이 일을 하기로 하였는데 이후  사무실을 얻었고 거기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무실 일부를 쪼개 다시 임대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때마침 건물주가 몇 개 층을 임대한다고 하자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둘은 코워킹 스페이스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스타트업이라면 어렸을 적부터 관련일을 차곡차곡 경험한 줄 알았지만 아기 옷 사업을 하다가 코워킹 스페이스라니의외다  의외. 사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반드시 성공해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지금까지 뚜렷한 실패를 겪은 적이 없어 실패에 대한 정체 모를 두려움이 가득하다. 실패하면 모두 도루묵 되는거다, 여기에 쏟아 부은 내 청춘 어찌할 거냐 등등. 그래서 큰 변화에 대해서도 소극적으로 반응하고 현 상태에서 조금조금 크고 싶어한다. 하는 모냥을 보니 세계적인 스타트업은 커녕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 것 같다. 대장부처럼 행동해서 변화를 항상 즐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라고 약 20개의 서평에 적은 것 같은데 또 다시 쓰고 있다…. ‘미움 받은 용기라도 다시 읽어야겠다



출처

1.위워크사진

https://www.wework.com/ko-KR/l/san-francisco--CA

https://www.wework.com/ko-KR/buildings/weteringschans--amsterdam

2.위워크 창업자들

http://www.businessinsider.com/the-founding-story-of-wework-20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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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1-18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코워킹스페이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위위크와 견줄 만하군요.

윙헤드 2017-01-18 12:01   좋아요 1 | URL
요즘 우리나라에도 코워킹스페이스가 늘어나고 있고 위워크도 강남에 지점을 가지고 있네요! 앞으로 다양한 형식의 코워킹 스페이스가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