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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Magazine B) Vol.52 : 위워크 (WE WORK) - 국문판 2016.12
JOH & Company (제이오에이치) 편집부 엮음 / B Media Company / 2016년 12월
평점 :
1.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흥미로운 기업이었다. 위워크는 워크스페이스 및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로 쉽게 말해 작은 회사들에게 업무 공간을 빌려주는 회사다. 하숙을 예로 들면 위워크가 하숙 주인 아주머니고 작은 회사들이 하숙생이 되는 거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활기차고 톡톡 튀는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는 위워크의 지점들은 당장이라도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마치 집에서 일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도록 무심하게 놓인 가구들, 쿠션들, 재미있는 벽화들은 12개국 39개 지점이 모두 다른 듯 하지만 하나의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코워킹스페이스로 세계 스타트업 기업가치
순위 13위에 올랐으니,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이어 공유경제로의
혁신에 쐐기를 박는 기업이라 생각한다.

콘텐츠를 읽으며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단점을 말하기 전에 일단 장점으로 포장하자면 지금 일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는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월11만원의 보증금 없는 임대료는 서울 내 모든 코워킹 스페이스들 중에 가장 낮다. 또한 위치도 서울의 한 가운데로 저렴한 외곽지역이 아니다. 하지만 내부는 삭막하다. 정말 일하기 위한 공간으로 꾸며 놓아 군더더기 없는 밝은 회색의 넓은 책상과 여러 개의 부스, 여러 개의 개인 책상들이 구비되어 있다.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자리의 효율성을 위해 모두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조리할 수 있는 공간도 쇼파에 앉아 멍 때릴 공간도 없다. 그러니 대화가 없다. 다들 각자의 할 일만 한다. 일하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 반갑게 인사할 철면피는 아니기에 나 역시 대화 없이 팀원과 일만 한다. 위워크는 독특한 미술품들을 라운지에 놓아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 한다던데… 실상 그런 식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마구 쏟아진다고 한다.

물론 한국 특유의 토론 없는 문화를 간파하고 만들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만들어
놓고 활성화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니까 애초에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쓸데없는 것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실없는 대화들, 간편한 대화들 속에서 위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효율성을 추구하던 시대는 지났는데 새로운 스타트업의 씨앗을 품어줄 코워킹 스페이스가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으니 아이러니 하다. 중앙에 라운지를 여유롭게 두고, 매주 스낵파티를 열어 자연스럽게 친밀도가 올라가게 했으면 좋겠다.
2.
요즘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데 위워크 창업자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다. 두 명의 공동창업자 중 미겔 매켈비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는데 당시 닷컴 붐에 동참하고자 일본인과 영국인의 펜팔을 주선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뭣도 모르고 뛰어들었으니 실패했고 이후 건축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창업자 애덤 노이만은 더하다. 이스라엘에서 병역을 마친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다. 힐을 붙였다 뗄 수 있는 여성화,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부동산, 무릎 보호대가 들어있는 아기 옷 사업을 차례로 진행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공은 없었다. 둘은 파티에서 처음 만나 같이 일을 하기로 하였는데 이후 사무실을 얻었고 거기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무실 일부를 쪼개 다시 임대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때마침 건물주가 몇 개 층을 임대한다고 하자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둘은 코워킹 스페이스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스타트업이라면 어렸을 적부터 관련일을 차곡차곡 경험한 줄 알았지만 아기 옷 사업을 하다가 코워킹 스페이스라니…의외다 의외. 사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반드시 성공해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지금까지 뚜렷한 실패를 겪은 적이 없어 실패에 대한 정체 모를 두려움이 가득하다. 실패하면 모두 도루묵 되는거다, 여기에 쏟아 부은 내 청춘 어찌할
거냐 등등. 그래서 큰 변화에 대해서도 소극적으로 반응하고 현 상태에서 조금조금 크고 싶어한다. 하는 모냥을 보니 세계적인 스타트업은 커녕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 것 같다. 대장부처럼 행동해서 변화를 항상 즐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라고 약
20개의 서평에 적은 것 같은데 또 다시 쓰고 있다…. ‘미움
받은 용기’라도 다시 읽어야겠다…
출처
1.위워크사진
https://www.wework.com/ko-KR/l/san-francisco--CA
https://www.wework.com/ko-KR/buildings/weteringschans--amsterdam
2.위워크 창업자들
http://www.businessinsider.com/the-founding-story-of-wework-20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