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방송이 끝날 때마다 후기를 남겨서 스스로 완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어쩐지 슈스케 마지막회 이야기까지 하고 끝내야할 것 같은 묘한 의무감은 뭐람 ㅋㅋ 오늘은 모처럼 일찍 들어와서 이리저리 뒹굴뒹굴 쉬다가 경건한 마음으로 슈스케 마지막회 시청. 아. 역시 광고쩌는 방송이라. 아무래도 최후의 승리자는 허각이 아니라 코카콜라가 아니었을까 싶음. 극장에서 화면 사이 1/100초 수준으로 콜라 사진만 넣어도 콜라를 먹고 싶어진다는데, 이건 너무 과도해서 오히려 역효과나지 않았을까... 미션이 콜라 CF 찍기라니. 아. 그래. 제작진들도 하기 싫었을거야. 정말 그랬을 거야 ㅜㅜ 암튼, 결국 허각은 2억 가져가고 존박은 콜라 100박스 가져간 상황 ;;; (콜라 100박스가 상입니까 ㅜㅜ 그건 형벌입니다...)
허각이 되면 뭔가 감동적일 줄 알았는데 뭐 딱히 그러지도 않았고. 허각 팬의 승리라기보다는 존박 안티들의 승리가 아니었을까 싶고. 둘을 모두 딱히 애정하지 않았던 자의 입장에서는 차 떼고 포 떼고 경쟁하는 거 보는 것 같은 느낌. 자율곡 부르는 거 보면서는 드디어!!!! 주어진 자율곡의 기회(그간 다들 선곡의 불리함을 호소했으니)를 저렇게들 못살리나 싶어서 안타까웠는데, 그도 그럴 것이 마지막회 두곡이나 불러야 하는 애들 데리고 콜라 cf 촬영 시키고 팬미팅다니고 하느라 굴리니 노래 연습은 실질적으로 얼마나 했을까 싶다. 게다가 하나는 처음 불러보는 곡인데. 하튼, 나는 엠넷이 마음에 안들 뿐이고. 그 와중에 재인이나 승윤이나 지수가 남았더라면 자율곡은 뭘 불렀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뭐 그랬다. 존박이 취중진담 고른 것보다 허각이 사랑비를 고른 게 더 실망스러웠는데, 지난 주에 윤종신이 그렇게, 허각 컬러 그 쪽으로 가면 너무 평범하니까, 오늘 무대가 가르쳐준 걸 기억하라고 얘기했는데, 또 무난하게 부를 수 있는 곡을 선택하더라. 그래서 허각을 크게 애정하지 못하는 거다 ㅜㅜ 타고난 게 너무 좋은데, 딱 그것까지만 살리는 거. 늘 무난한 선택을 하는 거. 120을 시도하는 무리를 안하는 거. 솔직히 내가 아무리 존박이 싫어도 자율곡까지만 보고는 그냥 아무한테도 투표 안하려고 했었다. 존박은 찌질오브찌질로 불러야하는 취중진담을 모나코왕자옷입고 부르더라. 하하하. 솔직히 의상 때문에 몰입이 안됐 ;;; 그나마 지정곡 부를 때 보니 둘다 저기에 엄청 신경쓰느라 그랬구나 싶고. 그래, 저정도 하면 이제 허각한테 투표하자, 싶었다. 노래 자체가 평이해서 오히려 허각이 불리했던 곡이었는데 (절정이 없는 노래랄까) 무난하게 잘 불렀다. 하지만 두 심사위원이 몰아준 99점은 허각 힘내라고 마지막이니까 둘이 몰아서 준 점수고, 여전히 허각 최고의 무대는 하늘을 달리다, 였다고 생각하는 1인. 하지만 결국엔 노래만 잘하는 사람은 역시 내 스타일 아닌지, 끝까지 격한 애정은 안가더라.
하여, 나는 둘보다는 오랜만에 TOP11 친구들 보는 게 더 반가웠다. 김그림은 튀지 않으려고 굉장히 얌전하게 있었고, 지수는 점점 외모에 신경쓰고 있는 게 티가 나고, 앤드류는 여전히 좀 오글거렸고, 작은 보람이는 살 많이 빠졌고, 은비나 소정이는 여전히 예쁘고. 승윤이는 더욱 빛나고 있었다. 역시나 자기 매력을 제일 잘 아는 친구는 승윤이야. 여전히 허각이나 존박보다는 재인이나 지수, 승윤이가 더 좋은 가수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1인. 마음같아서는 쓸데없는 이상한 거 다 빼고 TOP11 친구들이 하나씩 무대 보여줬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내심 나는 둘의 승부보다 그걸 더 바라고 있었건만 ㅜㅜ 승부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무대) '마지막 축제' 하나 부르고 들어간다. 그나마도 여자들은 키도 잘 안맞아 고생 ;; 그래도 욕심났을텐데, 누구하나 튀려고하지 않고 조화롭고 얌전하게 잘 부르고 들어갔다. 아쉽지만 예뻐. :) 슈스케1의 실력파로 말만 많이 들었던 조문근은, 엄청 기대했었는데, 슈스케2였으면 top11 겨우 들었다가 중간에 떨어졌을듯. 개인적으론 매우 실망이고.
그러니까, 지금 내가 별 감흥이 없는 건 나는 그냥 슈스케가 끝나는 게 싫었기 때문인지도. 내 금요일밤의 즐거움. ㅜㅜ 나름의 활력소였건만. 뭔가 막 아쉽고, 허전하고, 그렇다. 흑흑. TV에 이렇게 동요되다니.
ps TV가 없는 관계로 스트리밍으로 TV를 보는데 mnet에서 본 사람들은 오늘 엄청 버벅댔던 듯. 똑같이 3천원 결제하고 나는 TVing에서 봤는데, 이 사이트 곰TV에서 만든 건데 꽤 괜찮다. 한 순간의 불편함도 없이 잘 봤다. 왠만한 케이블 채널과 SBS, KBS 볼 수 있음. MBC가 아직 안되는게 아쉬운데, 어차피 보는 게 슈스케와 대물(아.... 이 할 말 많은 대물이여!!!!!! 이것까지 써버리면 정말 테순이 될 것 같아서 패스)밖에 없어서 불편함은 전혀 없다. 여기에 슈퍼스타K 특별 채널이 있어서 하루종일 슈퍼스타K만 돌려주는 데도 있었는데, 덕분에 못봤던 앞부분은 이걸로 다 봤었다. ㅎㅎ 암튼, 집에 TV 없는 분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너무 많이 사람들이 써서 오히려 느려지면 어쩌나 걱정중.
ps. 더 할말도 없는데 이 글의 완료버튼을 누르는 것도 어쩐지 아쉽다 ㅋㅋ 지난번 베토벤바이러스에 몰입할 때도 몇몇 분이 느끼셨겠지만, 사실 나는 TV는 TV일뿐, 이 잘 안되는 여자사람이라 TV를 잘 안보는 거임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