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기가 만든 미로 속에 자신을 가두고 맹목적으로 걸어 들어갔으며 너무나 어렸고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에 갔던 길을 되돌아나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천성적으로 독립심이 없었거나 아니면 독립심을 가지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다. 위압적인 하객들이 최초의 증언 때에 모여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고 그녀는 제단 앞에서 이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최초의 확신에 더 깊이 몸을 내던져야만 마음속의 의구심을 희석시켜버릴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이싸고 믿는 것을 꽉 부여잡았고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지 않은 채 최초의 증언을 반복하면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어렴풋한 느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사가 종결되고 형이 언도되어 사람들이 흩어지고 나서는 그 일을 깨끗이 잊으려는 의도적인 노력과 무자비한 청소년기 특유의 망각 덕분에 무사히 청소년기로 진입할 수 있었다. -2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