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존 치버와 궁합이 맞는지 확인하면 우선 국역본 선집 제1권 <기괴한 라디오>의 첫 작품 '참담한 이별(원제:굿바이 나의 형제여)을 읽어보면 된다. 초기작이지만 대표작 중 하나이니까. 떨어져 살던 형제들이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기 위해 어느 바닷가 절벽 위의 집에 모인다. 그 중 막내인 로런스는 모든 게 못마땅하다. 그는 이를테면 '아 행복해'라고 말하기보다는 '왜 사람들은 행복한 척하는 것일까'를 묻는 시니컬한 인물이다. 로런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가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마침내 파국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메시지 따위에는 시큰둥해 보이던 작가가 날릴 결정적인 한 방.

"아아, 그런 사람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의 눈길이 사람들 속에서 여드름 난 뺨과 허약한 팔을 찾지 않도록 그를 설득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에게 인류가 헤아릴 수 없는 위대함, 삶의 거친 외면적 아름다움에 반응하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 어떻게 그의 손가락이 엄연한 진실, 그 앞에서는 두려움과 공포가 힘을 잃는 진실을 가리키게 할 수 있을까?" 

<시사인 65호 - 카버를 다 읽으셨습니까 그럼 치버를 보십시오>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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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12-15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시사인에서 저 글 보고 기괴한 라디오 보관함에 담아놨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