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유독 위며 장이며 약한 사람들이 많은데, 나랑 팀장님은 위 튼튼 장도 튼튼. 가끔 팀장님은 남들은 아프다고 골골대면서 일도 덜하기도 하고 그러는데, 너는 튼튼한게 억울하지 않니? 우리가 무슨죄니, 그저 아프지 않게 자기관리 잘하는 죄밖에 더있니?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런 내가 이렇게 감기에 걸려버리니, 팀장님은, 그동안 튼튼해서 억울했던 거 다 풀어버리게 맘껏 생색내면서 아프라고 하신다. 내일은 휴가를 내라느니 어쩌느니. 나는 또 괜한 오기로 막 휴가 안낼거거든요, 이러고 오긴 했으나, 어제 또 그 감기 걸린 몸을 이끌고 ㅇㅇ씨네 집에 놀러갔다가 12시가 넘어서 들어오니 아침에 출근하려고 세수하고 머리감고 다시 침대에 넉다운.
덕분에 하루를 잘 쉬었다. 이럴 거였으면 그냥 휴가내고 맘 편히 쉴걸. 급작스럽게 아침에 전화로 내는 병가는 내 휴가를 쓰면서도 괜히 마음이 찝찌르름하다. 덕분에 이렇게 푸욱 쉬고도 내일 또 쉰다는 기쁨에 마구 젖어 있는 중. 하루종일 방에 누워있었더니 내 방에 막 감기바이러스가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다. 우리 가족들 나 때문에 감기 걸리면 어쩌나... 요즘 <하우스>를 보고 있는데 (하우스를 본 이유는 홍자매가 강마에 캐릭터를 하우스에서 따왔다고 했기 때문. 미국 드라마 본 것이라고는 프렌즈밖에 본게 없는 나로서는 이게 두번째로 보는 미국 드라마인 셈) 하우스 선생이 세균 감염 관련된 의사인지라, 온갖 데서 다 감염이 되는 걸 보니, 어째 먼지 하나도 예사로 안느껴진다. 아무래도 이건 사람들로 하여금 결벽증을 갖게 하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뭐 그리 대단히 생활 습관이 바뀔 건 없겠지만. 암튼 내 방에 둥둥 바이러스가 보이는 것만 같아 방문은 닫고 창문은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는 중이다.
늘 하루 휴가를 내면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오늘도 이렇게 슁~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책장정리라도 시작해야하나, 고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