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 베르톨트 브레히트
나도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 생겼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가
토질 나쁜 땅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례 나무를
못생겼다 욕한다
해협의 산뜻한 보우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무엇보다도
어부의 찢어진 어망이 눈에 띌 뿐이다.
왜 나는 자꾸
40대의 소작인 처가 허리를 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나의 시에 운을 맞춘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생각된다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 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오래된 정원을 읽고 브레히트의 시집을 샀었다
그리고 오늘 오래된 정원을 보고 브레히트의 시집을 꺼내
이 시를 찾아 적는다
책에는 "아 우리가 어떻게 이 작은 장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인가"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용돼 있었고,
영화에는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가 살짝 스친다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살아있다는 것, 멀쩡히 행복하다는 것만으로도 죄의식을 느끼던 시대의 이야기
실은,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보지 않고 있었는데
임상수 감독의 눈으로 풀어낸 것도 나쁘지 않구나

다시 책을 읽으면 또다른 느낌으로 볼수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