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를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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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1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발 '마종기'가 가운데로만 안가면 돼,라며 등록한 태그이건만 ㅠㅠ

깐따삐야 2007-12-18 17:48   좋아요 0 | URL
오히려 그래서 다 아리송하고 좋은 걸-

웽스북스 2007-12-18 19:04   좋아요 0 | URL
ㄲㄲ 암튼 정체 불명의 태그정책이에용 ^^

깐따삐야 2007-12-18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거 나한테 주는 시 맞지요? 흐흐.

다락방 2007-12-18 17:59   좋아요 0 | URL
앗, 깐따삐야님.
이거 저한테 주는 시 같은데요. 흣 :)

=3=3=3=3=3

웽스북스 2007-12-18 19:04   좋아요 0 | URL
호호호호 비밀이에요~!

깐따삐야 2007-12-19 00:43   좋아요 0 | URL
다락님, 웁스! 복잡에 복잡을 더해가는 알라딘의 러브라인- 나 그냥 메피님한테 진짜 올인한다아아아? (다들 잠들었는데 나만 졸리지 않았다)

웽스북스 2007-12-19 09:23   좋아요 0 | URL
그래서 메피님과 둘이 불면의 사랑을 해보겠다는 거에요? 흥흥
이미 투기모드 돌입
(아, 어째서 질투라는 말보다 투기라는 말이 어울리는 걸까)

2007-12-18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18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