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과거시제같은 태그를 받아들고는 징크스에 대해 계속 생각을 했으나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 난 별 징크스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무슨 애매구리구리한 말인가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믿다니. 스스로 징크스가 없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나는 기억력이 나빠서 징크스가 없는 것 같다 ;;
징크스가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이전 상황을 기억하고, 그 상황과 지금 상황을 연결 지어 아, 내가 이렇구나, 라고 결론짓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나는 당장 오늘 점심에 먹은 것도 기억해 내는데 한참 걸리는 후천성 기억능력 결핍증의 소유자인지라, 이전 상황과 현재 상황을 연결짓지 못하는 거지. 게다가 징크스라는 건 원래의 의미가 살짝 비논리적이고 연결고리가 약한 것들을 원인으로 규정해야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안그래도 나쁜 머리이기에 -_- 그런 것들까지 기억하면서 살지는 결코 못한다는 거지
물론 살면서 몇번쯤 난 이런 징크스가 있는 것 같아....라고 생각했던 상황이 있었던 것도 같다. (이 확신없는 -_-) 허나 지금은 그게 무엇이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내게 그런 것들은 더 이상 징크스가 아니다. 징크스라는 것이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희박한 개연성에 의해 행동을 제약하는 그 무엇으로 작용하기에, 이럴 땐 나쁜 기억력이 감사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