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옮긴 팀의 L대리님을 우리는 '우아한 대리님'이라고 부른다
물론 우아한대리님~~~~ 이라고 부르는 건 아니지만
하튼 뭘 하셔도 우아하셔서, 그렇게 부른다

대리님을 보면 정말 '곱게 자랐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그냥 굉장히 유복한 집안에서 손에 물 한방울 안묻히고, 고생 한번 안하고
곱게 곱게 자란 티가 매우 심히 난다

대리님도 그건 인정하신다

나도 스스로 내가 막 자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집이 유복했던 건 아니지만
내 환경 속에서 욕심 부릴 줄 몰랐었고,
부모님도 돈이 없어도 우리에게는 절대 그런 티를 내지 않으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큰 부족함은 못 느끼고 건강하고 얌전하게 자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만 대리님과 얘기하다 보면 내가 마치
들판의 야생화같이 자랐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하하!

그 중 백미는 이것

"응, 난 어렸을 때도 흙장난 같은 건 안하고 놀았어, 그냥 난 흙장난 하고 노는게 별로 재밌어 보이지 않더라고"


하하하
내가 하고 놀았던

모래성쌓기
오줌싸개
소꿉놀이 (흙담아 밥이라했지)
공사장 쌓아놓은 흙에서 조개 찾아 조개싸움하기
우연히 돈찾고는 향후 흙에서 돈찾기에 집착하기

등 이 수많은 버라이어티한 놀이들이 다 '흙장난'이 되어버리는 순간

갑자기 대리님 입에서 나오는 '흙장난'이라는 말이 굉장히 아래것들의 놀이로 여겨지면서
나의 어렸을 때 얼굴에 땀방울 두개가 그려지고,
붉고 검은 시골아이 얼굴로 피부색이 변환되고
꾀죄죄한 흙때들이 옷에 살짝 묻어있고
매우 순박한 표정으로 해시시 웃고 있는 

한마디로 촌티좔좔 흐르는 모습으로 변신뿅한 기분이랄까
난 흙장난 따위를 하면서 놀았던 우아하지 못한 거친 영혼의 아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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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2-0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찔찔...흐웁하면서 누런 콧물 들이마시는 건 왜 빼셨어요??
떼꼬장이 어린아이들은 길게 늘어지는 누런 콧물은 필수사항입니다.^^

웽스북스 2007-12-05 12:48   좋아요 0 | URL
크크 맞아요 맞아요-
누런콧물을 깜빡 했네요
누런콧물을 흙질질묻은 손으로 딲아서 검고누런 때가
검은 얼굴 위로 직~
흰것도아닌 노란것도아닌 검은것도 아닌 것이
얼굴에 자국을 남기는
(아, 나 왜이렇게 리얼해)

잉크냄새 2007-12-05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함과 아랫걸들의 차이는 공유할수 있는 추억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닐런지요.
요즘 전부 우아해지고자 난리를 치며 어린애들의 시공간을 모조리 어른들이 가져가 버린다지요.

웽스북스 2007-12-05 19:43   좋아요 0 | URL
그러게말이에요-
전 뭐, 거칠고 구질구질하게 살렵니다 ^^

2007-12-06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