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 신동문

우산은 비가 내리는 때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젖어 있는 마음은 언제나 우산을 받는다
그러나 찢어진 지(紙)우산 같은 마음은 아무래도 젖어만 있다
더구나 웃음이나 울음의 표정으로
인간이 누전되어 몸 속으로 베어 올 때는
손 댈 곳, 발 디딜 곳이 없어 지리지리 마음이 저려온다
눈으로 내다보는 앙상한 우산살 사이의 하늘은
비가 오나 안 오나 언제나 회색진 배경인데
그런 기상이 벗겨지지 않는 것은
떨어진 마음을 마음이 우산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손도 누구의 손도 어쩔 도리가 없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12-0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일랜드라는 것, 바로 알아보았어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져요...

웽스북스 2007-12-01 20:39   좋아요 0 | URL
이 시를 읽는 순간 저 장면이 떠올랐었어요- 저는 아일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이 누구건 좋은 사람일 거라고 믿고 있어요 이상한 식별법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아직도 시도때도 없이 재복이가 그리워요 흑

하루(春) 2007-12-0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하악질하고 싶은... 손우산... 저의 완소 드라마라죠. ^^

웽스북스 2007-12-02 14:49   좋아요 0 | URL
크크 네멋이나 아일랜드나.... 전 인정옥 작가라면 기절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