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친구 H가 쪽지를 보냈다
나 사고 싶은 게 생겼어, 내복 바지
예쁜 내복바지는 나의 로망이야
니가 사줘
대략 이런 내용, 정확히는 기억 안난다
한번도 뭐 사달라고 했던 적도 없는 친구인데
진짜 내복이 갖고 싶었나보다 ㅋㅋ
지난 생일선물도 제대로 못챙겨주고, 나는 잔뜩 받아서 미안했었는데
잘됐다 싶어 바로 그러마, 했다
그녀의 로망이 왜 내복바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나는 기쁜 마음으로 사주겠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가족은 엄마도 아빠도 나도 동생도 내복을 안입는 관계로
난 한번도 내복을 사본 적이 없다
입사 선물로 내복도 사드릴 수 없었던 것이,
4월이었거든요 ㅠㅠ
하여, 나는 예쁜 캐릭터 내복을 어디가서 사야하는지 모르고
심지어 어른용으로 예쁜 내복이 나오는지 어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자신있었던 게
강남역 지하상가에 속옷 매장이 많으니까
거기서 사면 되겠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가씨들을 상대로한 속옷 매장에
내복은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성인용 깜찍한 캐릭터내복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아동용 캐릭터내복 제일 큰걸 사면
160cm 가량의 H양에게 맞으려나
그렇다 해도 아동 내복도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고
예상치 못했던 고민이 생겨버렸다
아아, 예쁜 내복은 어디가서 사야할까요?
깜찍하면 깜찍할수록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