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의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일이 있었는데, 내려진 진단은 장기의 기능이 전체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과 함께, 윗쪽 흉부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닭고기가 치명적으로 안좋고, 커피도 가능한한 안마시는 게 좋고 야채와 과일을 듬뿍 먹어야 한단다. 아 이 얼마나 정석적인 처방인가!
운동은 요가가 좋단다. 그래서 귀팔랑 웬디양은 그날 바로! 요가를 끊었다
금요일은 선약이 있었고, 주말은 회사 근처에도 가기 싫은 관계로 오늘을 시작일로 세팅, 일주일에 두번,인데 날을 골라서 한달에 8번을 채우면 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요즘, 영어를 너무 안써서 심하게 언어 감각이 마비되고 있는 듯해서 영어학원도 끊었다. 물론 고정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나이기에, 사이버 어학원 강의를 끊었다. 도무지 아침이고 저녁이고 마음을 내는 일이 쉽지가 않다. 오밤중에 집에서 듣다가 잠이 들란다,라는 심정이다.
요가학원을 끊고, 영어 수강을 신청하니, 이거 너무 전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20대 여성 직장인스럽잖아. 비록 정기적인 시간은 내지못해 유동성있는 타임을 끊고, 사이버 강의를 듣지만 말이다.
나중에 뭔가 하고싶어졌을 때 언어나 체력이 걸림돌이 되면 안되겠다, 싶었다. 그게 뭐가 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게 현명하겠다,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그만큼 시간을 낸다는 건,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들을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을 낸다는 것이라 생각됐다. 실은 스스로에게 유예를 많이 주는 계획을 짰지만 말이다.
그러므로 가장 많이 포기해야 하는 게, 실은 책 읽는 시간이다. 집에 와서 하는거라곤 그거밖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올 한해 목표로 세워놓은 게 너무 많고, 같이 읽기로 한 책들도 많다. 그런데 오늘 받은 알라딘 서평도서 애덤스미스 구하기는 왜이렇게 두꺼운지, 순간 무효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ㅠ 아- 내가 다시는 안한다던 서평단 신청을 또 왜했을까- (이책 정말 좋은 책이라고 누군가 말해주세요)
그래도 사람에 인색해지지는 말아야지. 사람들 만나는 시간,을 아깝다 여기고, 그에 옹색해지지는 말아야지, 생각했다. 주말에 친구들과 안면도로 여행가기로했는데 그 시간이 좀 아깝게 느껴졌기에 결심한 것이다. 결국 이것까지 포기할 줄 알아야 계획한 것들을 다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