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르부르의 저주 - 귀족 탐정 다아시 경 1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6
랜달 개릿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1.
마술사가 너무 많다를 먼저 읽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단편의 호흡보다는 장편을 좋아하는데
랜달 개릿은 단편이 더 맛있다.

각각의 단편들 속의 인물들은 개성적이고 툭툭 던지는 말들이 의미심장하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열린 사고를 보여주는데
태어날때부터 마음이 없는 살인능력자 까지 측은지심을 담아 매력적으로 그리기도 한다.

사건의 트릭을 해결하는 것 보다
인물들 사이의 대화, 눈빛, 관계를 읽는 잔재미가 더 맛나다.

피가 철철 흐르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낙천적이고 착한 이렇게 순하면서도 재밌는 소설이 좋을 때가 있다.


2.
중세를 연상시키는 귀족탐정과 왕족, 신부 그리고 평민으로 나뉜 계급사회가 답답하지 않은 이유는
랜달 개릿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위선떨지 않는 도덕적 감수성이다.
마술이 보편적으로 일상생활에 활용된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또한 만약 귀족 탐정 다아시가 잘난척하면서 사건을 해결한 후에
불쌍한 범죄자를 처벌하는것에 눈을 번뜩인다면 재미없을 뿐아니라 빈정상할 것이다.
형법에서 범죄인지 아닌지, 그래서 처벌해야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논하지 않는다.
사건을 정확하게 해결한 후 처리는 매우 인간적이고 상식적이다.

마술과 과학이 서로 화합하는 랜달개릿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형식적인 도덕과 윤리속에 갇히지 않고 마땅히 인간의 상식을 따른다.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모두 처벌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솔직히 말하는 발칙함이
랜달개릿의 악동같은 매력이다.
그래서 그의 계급사회는 진부하지 않다.
결말이 형식적인 윤리속에 미리 정해져 있지 않기때문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같은 엉뚱하고 순진하며 착한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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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뱀파이어 연대기 1
앤 라이스 지음, 김혜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1.
매혹적인 루이스
멀리서 봐도 그를 알아볼수 있을 것 같다.
루이스 뿐 아니라 레스타와 클라우디아, 아르망도 한눈에 그들이 누군지 알아볼 것 같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앤라이스의 뱀파이어는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피를 빨아먹고 사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인 뱀파이어에게
존재에 대해 고뇌하고 사색하며 욕망을 참지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면서도 잘난척하는 인간의 영혼을 입혔다.
죽지 않고 영원히 젊게 살아도 사랑은 늘 목마르다.
아하! 이럴수가.
동료가 있어도 외롭고, 없어도 외롭다. 살아있어 외롭다.
그러니 끝없이, 살아도 허무하다.


2.
뱀파이어의 특징인 흡혈은 뱀파이어의 키스가 되어 고통스런 삶을 유혹한다. 
공포스런 흡혈이 아니라 황홀하고 떨리는 키스다. 
그것은 식욕일뿐 아니라 성욕이며 금기와 윤리에 대한 도전이다.
삶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지 않아도 금기는 금기대로 윤리는 윤리대로 심장을 쑤신다.
스스로 이방인이 될밖에
어둔 밤을 걷는 아웃사이더의 욕망, 이 매혹적이다.
외롭고 슬픈 고통,
우리모두 알지만 오직 스스로 인내하든 포기하든 치유하든, 할 수 밖에있는고통 그것때문에
괴테의 파우스트보다 매력적인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들이다.  


3.
가끔씩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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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 중세 순례자들이 들려주는 삶의 파노라마 서해클래식 13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서해문집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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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년대 중세 유럽 영국에서 씌여진 시
서해클래식은 운문이 아니라 산문형식으로 바꾸었다.
시는 동일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본래의 맛을 알기 어렵다.
당시도 그랬고, 초서의 시도 그 명성에 비해 심심하고 지루하다.

초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입을 빌어 중세말, 시대의 거리를 그린다.
입담 좋은 아저씨가 들려주는 만담의 느낌
그리스로마 신화의 중세적해석, 사랑과 기사와 여성에 대한 생각, 온갖 사기꾼들
교회의 철학으로 인민을 계몽하고 싶은 초서의 마음

편집은 시원하고 스토리에 적절한 그림과 삽화들이 배치되어 화려하다.
서해클래식 씨리즈의 욕심이 보인다.
다채롭지만 심심하고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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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6일전 동서 미스터리 북스 97
조너슨 라티머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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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자와 같은 설정이다.
두 사형수 모두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썼고 미모의 여인들과 얽혀있다.
아이리시는 뉴욕의 뒷골목을 보여주는데
라티머는 시카고지만 뒷골목보다는 개성적인 등장인물들의 관계에 더 신경을 쓴다.
아이리시가 라티머보다 순진하고 정직하다.
라티머는 아이리시보다 더 수다스럽고 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아이리시는 사형당하기 150일 전이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6일전이다.
하루하루 시간이 사형을 향해 달려간다.
서로 비슷한 설정의 두작품이 이렇게 색깔과 느낌이 다르다.
둘다 만만치 않은 작가들이다.


2.
그시절 미국은 사형이 되게 쉬웠나봐.
정확한 물증 없이 범죄와 사형을 판단한다. 그리고 후딱 해치운다.
라티머가 보여주는 감옥에 대한 서술을 보면 감옥과 교도관에 대한 불신과 혐오도가 높다.
음--, 나도 그런대.
죄수와 간수의 권력관계는 간수들이 죄수를 사람취급하지 않도록 하고.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공개되지 않고 은폐된 조건은 비리의 온상으로 적합하다.


3.
하드보일드 고전, 재밌다.
탐정 크레인은 사형집행 시간을 몇시간 앞둔 사형수 앞에서 시간은 자꾸 가는데
굳이 관계자들을 다 모아 "범인이 당신이야!" 선언하는 의식을 거행한다.
범인이 누군지 알아차리고 증거를 취득했으면 기양 빨리 처리해서 안심시킬 일이지
누명쓴 사형수의 긴장된 마음은 안중에 없고 자기논리를 자랑하며 보란듯이 추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런 탐정 귀엽다고 해야할지, 철이 없다고 해야할지 ㅎㅎ
크레인은 누가뭐라건 참으로 여유만만 강심장 탐정이다.

추리하는 과정이나 논리의 인과관계보다는
6일전부터 카운트 다운하며 하루아루 감옥안과 밖에서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흐름과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등장이 재밌다. 
개성적인 캐릭터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말한다.
조너선 라티머의 작품이 번역된것은 요작품 하나인 것이 아쉽다. 입맛 다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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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로버트 해리스는 처음인대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영어권 사람들 특유의 재치가있다.


2.
“로버트 해리스는 문학적인 알프레드 히치콕이다.” - 가디언

“우리 시대의 가장 논쟁적인 이슈를 지적으로 다루는 작가, 로버트 해리스.” - 데일리 익스프레스

“심각한 이슈를 지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예술적 수완이 놀라운 작품.” - 퍼블리셔스 위클리

“조지 오웰의 《1964년》을 연상시키는 《고스트라이터》의 엔딩은 이 시대 현실을 비판하면서, 씁쓸하면서도 가슴 속 깊이 남는다.” - 워싱턴 포스트


과장이 많이 심하다.
알프레드 히티콕이 무덤에서 머리카락 쭈삣 세우며 일어날 일이고
가장 논쟁적인 이슈를 허당으로 다루었으며 예술적 수완은 별볼일 없다.
조지오웰의 1964 (요건 농담이겠지), 1984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작품이다.


3.
토니 블레어가 조지 부시의 푸들이라는 말을 이라크 전쟁 이후 들었다.
이라크 전쟁 당시 영국 수상이 미국 대통령의 강아지 노릇을 한 이유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킨 이유과 같다.
중동지방의 원유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싶은 것이다.
토니 블레어의 입장에서 테러고 푸들이고 인권이고 자존심이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자국 자본의 이윤을 미국 다음으로 많이 챙기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면 족하다. 

현실이 그러하니 영국수상이 미국 CIA가 키운 개라는 로버트 해리스의 설정은 재밌다.
그런 의미에서 악의축이 미국 CIA라는 것은 이제 이론의 여지가 없는 공공연한 명제인갑다.

요대목에서 잠깐 혹시 명바기도 누군가의 푸들인가? 하다가 허기졌다.
개만큼의 지능이 되어야 개로서의 가치가 있는 법


4.
문제는 그다음이다. 
로버트 해리스 이 마초, 남자는 고독한 영웅이지 푸들이 될수 없다고 어깨에 힘 꽉준다.
남자들은 쇼맨쉽은 있어도 정의롭고 순진하다는 거지.
'두뇌와 배짱과 잔인함' 을 지난 푸들은 여성일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서둘러 마무리한다.

마지막 반전이 책의 가치와 재미를 모두 말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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