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0
윤동주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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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앞두고 공부하듯이 읽었다.

 

윤동주는 한국인에게 좋아하는 시인이라기 보다는

내 영혼의 근원이거나 흔들려도 꺼지지 않는 불빛이거나  

윤동주가 있는 한국과 없는 한국은 전혀 다른 세상

모국어로 쉽게 읽히면서도 영혼을 밝히는 시가 있는 것은 축복이다.

 

윤동주는 한국 현대사에서 아주 특이한 시인이다. 그는 생전에 시를 발표한 적이 없다. 윤동주가 젊은 나이로 죽기전 약 3년 동안에 쓰인 그의 시들은 마치 일기처럼 그의 내면적 모습을 보여준다.

엮은이 이남호의 설명이다.

 

젊은 청년의 시가 어째 이리 아프고, 부끄럽고, 슬프고, 괴로운가.

 

또 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어쩌면 생긴것도 준수하니, 반듯하고.

친필 원고의 필체도 윤동주 스럽다.

소박하고 꾸밈없이 또박 또박 단정하다.

날짜를 적어가며 원고를 차곡차곡, 인내가 보인다.

푸른 젊음을 한숨 쉬며 쌓아가고 있었거늘

 

 

슬픈 족속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흰 고무신이 거친 발을 걸리우다.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질끈 동이고 살아야 했는대

육첩방의 나라, 이국의 감옥에서 죽임을 당하다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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