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트랙 발란데르 시리즈
헨닝 망켈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1. 

쿠르트 발란데르

나에게 북유롭 소설의 재미를 알려준 형사

헐리우드보다 서늘하고 거칠고, 그러나 매우 인간적인 

이런 형사가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읽을때마다 부러운 스웨덴 

망켈의 죽음 이후 부디 발란데르 시리즈가 모두 번역되어 나오길 기다리고 있던 참이라 

너무너무, 눈물이 찔끔 날만큼 반가웠다. 


발란데르와 마르틴손, 회그룬드, 한손, 스베드베리꺼지 모두모두 너무나 반갑다. 

이 팀의 꼼꼼하고 유능한 수사 회의를 잊을 수는 없지. 

발란데르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보고싶은 소박한 욕심이 있다. 

웅진지식하우스. 부탁이야. 모두 번역해주기만 하면, 순서대로 찾아 보는건 내가 할께


맞아. 

안식년 휴가를 1년동안 쓰고 우간다 난민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러가는 검사 피르 오케손 

나는 이 사람들이 그리웠다. 



2. 

그는 어젯밤을 떠올렸다. 이 소녀가 유채밭 한가운데서 자기 몸에 불을 지른 이유를 알아낼 때까지는 자신이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나는 젊은이들이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세상에 살고 있는 거야. 그는 생각했다. 이유를 알아야만해. 계속 경찰로 지내려면 반드시 알아야 해. 

우리는 수백명을 수장시킨 세월호 사고후 왜 정부가 사람들을 구출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모른채, 계속 살고 있다. 

스웨덴이 부러운 것은 저런 연민과 사명의식을 가진 경찰을 상상할 줄 아는 상식이다. 


위스타드 시내에 들어온그는 가구점 옆의 커다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사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자동차 문을 열고 음악이 흘러나가게 내버려두었다. 바바라 헨드릭스 덕분에 잠시나마 베테르스테트와 칼만을 ㅣ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불길에 휩싸인 소녀는 아직도 그의 머릿속에서 달리고 있었다. 들판은 끝이 없는 것 같았다. 소녀는 달리고 또 달렸으며, 타오르고 또 타올랐다. 

발란데르의 마음에 동화된다. 마음이 아파. 


"베테르스테트와 관련한 진실은 분명합니다."산딘이 말했다. "사기꾼이지. 능력있는 법무부장관으로 행세했을지는 모르지만 그런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소."

"어째서요?"

"그는 자기를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에 따라 행동했으니까. 무엇이 나라를 위하는 일인가를 고민한게 아니란 말이오. 그건 정부 관료로서는 최악의 자질이지."

정부관료로서 최악의 자질이 뭔지, 우리 만큼 헷갈리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을 겪고, 그 정부의 관료들을 겪어보니 어떤 것이 최악인지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인민을 개, 돼지에 비유하는 교육부장관이나, 입만 열면 거짓말하고, 무능한 것이 자랑인 장관들을 겪어야 했으니까. 

심지어 취임후 얼굴ㅍ맞대고 회의 조차 하지 않았다는 대통령과 장관들을 겪고 나니까, 뭐가 최악인지 알수가 없다.  

산딘이 박근혜 정부의 관료들을 봤으면 뭐라고 평가했을까. 



3. 

문장이 좋은 북유럽 소설은 역시, 좋다. 

구성도 좋고, 스토리도 좋다. 

발란데르는 늙어가는 중이다.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정신이 깜박깜박하고, 

이혼후 새롭게 바이바를 만나 사랑하지만 그녀는 너무 멀리서 생기있다. 

자기처럼 그녀도 자기를 사랑하는지 불안하고 

머릿가죽을 벗기는 연쇄살인범과 유채꽃밭 한가운데서 몸에 기름을 붓고 자살한 소녀의 사건으로 고통스럽다. 

모든 이야기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고 인물들은 저마다 자기 자리에서 조화롭게 얘기 한다. 


아직 베테르스테트의 저택 열쇄를 가지고 있었던 발란데르는 저택 문을 열고 들어갔다. 침묵 때문에 귀가 먹먹했다. 

귀가 먹먹한 침묵. 

아무렇지 않게 들어있는 이런 문장이 참 좋다. 

먼저 나온 발란데르 시리즈보다 번역이 더 좋아. 


6시에 침대에서 나온 그는 샤워를 하고 커피를 내렸다. 피로는 미지근한 고통 같았다. 10년 혹은 15년 전에는 전날 잠을 아무리 적게 자도, 아침에 피로를 느끼는 일이 전혀 없었다고, 그는 씁쓸한 마음으로 떠올렸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영원히 지나가버렸다. 

미지근한 고통같은 피로. 

피로를 느끼지 않았던 10년 혹은 15년 전의 아침은 이제 영원히 지나가 버렸다. 

이런 아쉬움, 무거움, 늘 떨어지지 않는 미지근한 고통의 피로를 나이먹으면 누구나 경험한다. 

나는 아직도 내 몸이 나를 배신 한것같은 억울함이 들때가 있다. 

망켈은 나이드는 쓸쓸함과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에 대한 아쉬움도 잘 표현한다. 

먼저 번역되어 나온 마지막 시리즈 불안한 남자에서는 발란데르가 노인이 되어 정신이 깜빡깜빡하고 몸도 아팠지.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는 나이들어 늙는 것에 대한 성찰을 형사소설 시리즈에 적절히 넣을 줄 아는 망켈이 좋다. 


햄버거를 사려고 중간에 잠깐 차를 세웠다. 최시 소식을 전하는 신문판매대의 입간판에는 온통 월드컵 뉴스들 뿐이었다. 그것들을 모두 뜯어내고 좀 작작하라고 소리치고 싶은 강렬한 충돌이 일었다. 그런 감정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줄을 서고, 돈을 낸뒤 햄버거를 받아서 차로 돌아왔다. 

나두. 

나두 발란데르. 

헨닝 망켈을 읽는 밤은 행복하다. 

언젠가는 발란데르 시리즈를 1권부터 마지막 까지 쌓아놓고 순서대로 읽었으면 좋겠다. 겨울에. 침대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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