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넥스트 도어
알렉스 마우드 지음, 이한이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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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스본 23번지. 불라 그로브. 낡은 집. 

뚱뚱하고 인색한대다 여성들에게 끈적끈적한 눈빛을 날리는 집주인 

이주노동자, 쫓기는 여성, 노인, 가출한 10대 아이 

사회적 취약 계층이거나 아웃사이더, 혹은 수상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세들어 사는 집 

낡고 습기차고 냄새나는 계단과 복도, 게다가 여기 사는 고양이 이름은 사이코 

모두 사연있는 이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녀는 이곳에 속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그는 생각했다. 과연 우리 중 누가 여기에 속한 것처럼 보일까? 아마 이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지닌 공통점이겠지. 그저 여기를 거쳐 가는것 같은 모습 말이야. 

집, 이라고 우리가 생각할때 갖고 있는 이미지의 편안함과 다른 이질가이고 불편함이다. 

사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나. 우리는 자기가 속하고 싶은 곳에 만족스럽게 속해 사는가. 



2. 

10대 여성 셰릴은 세상을 안다. 

공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이번주 방세가 준비되어 안도하면서, 그러나 곧 다음주가 불안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안다. 

세상이 결코 그녀에게 호의적이지 않았으므로 호기심 많은 얼굴 뒤로 두려움을 감추는것에 익숙한 

그녀는 마음 한구석으로 슬픔을 밀어 넣고, 세수를 시작했다. 셰릴의 인생에서는 그 누구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그게 널 괴롭힌다면 넌 지쳐버릴거야. 그러니 니키를 보여줘. 그 여자가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엿이나 먹으라고 해. 

세수하는 그녀의 등을 어루만져주고 싶었네.


그는 뚱뚱했다. 배도 엉덩이도 불룩했고, 허리띠 위로 살이 넘쳤다. 그는 건물 정문 계단을 천천히 오르며 길을 안내했는데 힘이 드닌지 숨을 씨근덕거렸다. 계단을 오를때마다 일어나는 이 육중한 비행은 우아하게 장식된 집을 좁고 누추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무대위로 한명씩 등자해, 한토막씩 자기 소개를 한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퍼즐의 한조각씩을 보여주며 전체 그림을 맞추라고 안내한다. 재밌어. 


여길 처분하면 그는 여왕처럼 살기에 충분한 돈을 벌어들일 것이다. 그는 어딘가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인 곳에 가서,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을 부릴 것이다. 

혐오스러운 집주인 로이의 꿈은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이 꾸는 꿈이기도 하다. 

여왕처럼 사는 것이란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인 곳에서 많은 사람을 부리는 것이라니.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니.  

노골적인 현대인들의 꿈은 잔인하다고 가차없이 말하는 알렉스는 어쩌면 셰릴을 닮았다. 



3.

영국여성작가는 내가 신뢰하는 소설가 집단이다. 

알렉스는 특히 여성 캐릭터를 잘 만드다. 

가출한 10대 여성 셰릴, 쫓기는 30대 미녀 콜레트, 태어난 집에서 가난하게 늙어가지만 현명한 70대의 베스타. 

그에 비해 남성들 중에는 이란인 망명자 호세인 말고는 모두 역겹거나 마초거나 이상하다. 

알렉스가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거라는, 세상모든 남자들의 수준은 겨우 저정도가 맞다는 생각이 문득

재밌는 소설이다. 


후련한 것은 마침내 그들이 연대하는 때

로이 프리드가 니키에 빠져 죽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의 셰릴이라니!

사이코를 통해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것도 절묘하고 

심지어 해피엔딩임을 확인하고 알렉스에게 고마웠다. 

셰릴과 콜레트, 그리고 베스타까지. 이 여성들이 시시콜콜 행복해지길 바래. 


스토리, 캐리터, 엔딩장면까지 모두 만족스러워 

알렉스 마우드를 더 읽어보고 싶다. 레드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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