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의 언어 -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 음식의 언어
한성우 지음 / 어크로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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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늘 가져왔던 생각중 하나가 '말의 주인은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것' 이라는 명제이다. 그러나 말에 대한 연구의 결과는 정작 말의 주인은 이해하기 어렵고, 말에 대한 교육은 말의 젊은 주인들조차도 따분해 한다. 이러한 연구와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의 주인이 소외되는 상황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말의 참된 주인과 함께 호흡하고, 일상에서 늘 접하는 말에서 시작해 그 뜻을 되새겨 그 속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심란한 일들이 많아 추리소설도 SF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

한성우의 밥과 말에 대한 글이 조단조단 서두름없이 차분하여 마음의 정돈에 도움을 받았다.

먹고 사는 것을 빼고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장 기본적인 삶에 대한 성찰이 쉬운말로 편안하였다.

 

짜장면을 짜장면이라 부르지 못하는 문법이라니. 새삼 웃음이 나온다.

그러게. 문법에 맞지 않다해도 우리는 늘 짜장면이라 불렀고, 왜냐하면 짜장면이니까.

자장면으로 애써 발음하는 뉴스 앵커들이 웃기다 생각했었지.

현실과 떼어놓고 학문의 영역으로 가두려 한다고 가둬지는 말과 글이 아니다.

 

쉽게 당연하게 사용하는 밥과 죽과 국과 면에 대하여, 그리고 밥과 죽과 국과 면을 먹는 사람들에 대하여

최근 유행하는 먹방 프로그램보다 순하지만 다채로운 우리 음식 이야기

소화잘되는 죽처럼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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