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유희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1. 

시마다 소지는 독특하다. 

점성술 살인사건의 트릭은 물론 베스트지만 트릭 뿐 아니라 작품의 분위기를 만드는 실력이 더 빼어나다. 

뭐랄까. 이야기를 맛깔나게 끌어가는 기발한 재주랄까. 


이번에도 이야기 초반 제법 길게 배경 설명을 하는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부디 용와정이나 식인나무처럼 너무 많은 시체와 피의 낭자함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오래간만에 과거의 소지를 즐겁게 읽었다. 


미타라이 기요시. 명석한 탐정과 로드니 라힘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과거와 현재, 욕망과 원망이 교차되는 스코틀랜드의 작은마을 

강렬한 인상의 사건이 반복되는것에 비해 스토리는 유연하게 흐른다. 

끔찍한 살인이 어둡게 흐르지 않는 것은 

설레발치는 알콜중독자 시인 버니와 코끼리 같은 등짝의 배글리서장 콤비의 만담 덕이다. 

수선스럽게 핑퐁핑퐁 주고받는 말들을 따라가다보면 순식간에 페이지가 휘리릭 넘어간다.  

재밌어. 

독하고 강한 미타라이나 라힘이 아니라 

순하고 약하지만 말속에 위트를 담는 버니와 느리고 뚱뚱한 배글리서장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재밌다. 



2. 

미타라이는 실제 티모시에서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이미 런던에서 라힘을 인터뷰하고 그의 그림을 봤으면서 

왜 그림과 똑같은 상황의 살인사건이 반복되는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입을 닫고 있는 걸까. 

왜 모른척 하지? 이상해. 이상해, 이러면서 책장을  넘겼는대 

왜 그랬는지 알게 된 순간 웃어버렸다. 뭐야. 소지 아무리 분위기의 작가라지만 이런 트릭은 반칙이다. 


으시시한 분위기에 스토리를 즐기면서 읽으면, 사건의 인과나 개연성의 많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큰 흠이 되지는 않는다. 

아직 초반의 소지니까. 감안 한다면 더욱 즐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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