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의 사각 1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3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1.

문신살인사건은 데뷔작치고는 나름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었다.

본격추리소설에 문신살인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애로 영화스런 분위기를 살짝 입힌 것이 신의 한 수 랄까.

그만하면 소재도 스토리도 구성도 좋아서, 트릭을 푸는 것이 좀 어설퍼도 그러려니 했다.

 

이번에도 시작은 흥미롭다.

1947년 일본 4명의 법학과 청년들이 20만엔으로 최단시간에 2억을 만드는 스미다 이론을 실험한다.

전후 패배한 일본의 혼란 상황과 맞물려 더욱 흥미롭다.

보통 추리소설의 살인사건은 개인적인 은원관계거나, 재산을 노리거나, 사이코패스의 연쇄살인범인대

이런식으로 작정하고 돈을 벌기위해 정세를 읽고 시장을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더 리얼하다.

망한 나라를 다시 재건하는 시기라 더욱 돈벌이가 쉽다는 말이고.

 

사기행각의 방식들이 리얼하다.

사실 일런 식의 사기는 큰 범죄도 아니야.

권력을 갖은 판사나 검사부터 고위공무원이라는 것들이 지위를 이용하여 사기를 치고 협박을 하는게 범죄지.

쓰루오카처럼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오로지 기획과 똑떨어지는 연기, 그리고 순발력으로 돈을 버는걸

실제 가능해보이는 금용사기의 수법들이 재밌다.

악마와 같다고 표현되는 쓰루오카의 기상천외하고 치밀한 사기는 오히려 순박하고 대범하다.

 

 

2.

흠.......

물론 시대가 그랬다고 해도.

노골적인 여성비하와 여성을 야유하는 성적인 표현들은 천박하다.

아키미쓰의 여자들은 남자와 섹스만 하면 그의 소유물이 되고, 그에게 복종하는 역할 외에는 머리가 비어 멍청하다.

허영덩어리의 이 여자들은 늘 남자를 꼬실 생각만 한다.

문신살인사건에서도 그랬는대 이번에는 더 심하네.

처첩을 양쪽으로 끼고 두여자를 다 비웃는 남자라니. 어처구니 없더라.

 

여자들은 멍청해서 자기 작품을 절대 안 읽을 줄 알았거나, 읽어도 멍청해서 상관없다고 생각했거나

물론 아무 생각이 없었겠지.

 

대낮의 사각이 다카기의 3부작에 들어가는 대작이라는 소개만 봤는대..... 대작은 무슨.

가벼운 쓰루오카의 금융사기를 보기 위해 이 정도의 불쾌함을 참을 이유는 없다.

미리 알았더라면 안봤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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