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3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3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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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벌써 세번째라, 첫페이지 부터 기대하며 휘리릭 읽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휴전상황을 생각하면 3권의 시작 '역사의 죄인이 되지말자' 장은 인상적이다.

1978년 전인대는 '타이완 동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표한다.

정에 호소하며 우리가 남이가, 편지도 하고 교류도 하자는 내용이다.

당시 양국의 최고지도자는 덩샤오핑과 장징궈.

두사람은 1925년 모스크바 중산대학에서 함께 혁명을 공부했던 사이다.

나는 이런 점이 대한민국의 남과북과 다르다고 생각해.

중국은 대륙과 타이완의 지도자들이 함께 항일전쟁을 치루던 전우들이었고, 무산계급의 해방을 위해 공부했던 젊음을 공유했다.

 

남한의 지도자들은 모두 친일파거나 친일파의 후손들이다.

대의를 위해 뭘 걸어 본적이 없는 자들이고, 대의를 비웃으며, 대의를 위해 목숨 걸었던 자들을 가두고 죽였던 자들이다.

인민을 개, 돼지와 같다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1% 지배계급은 정에 호소하고 도리를 따르는 정치는 못한다.  

세월호와 함께 수장된 이들의 영전앞에서 조차 박사모 회원을 불러 얼싸안고 쑈를 하는 천박함이라니.

 

중국인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재밌다.

정치적 숙청도 있고 배신도 있고, 사랑도 있고, 인간사 그렇게 보면 다 비슷하지만

젊은시절 제국주의 일본에 맞선 항일운동에 목숨을 걸고, 다시 무산계급의 혁명을 이뤄 그 철학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자들의

기본베이스에서 나오는 품위가 독특하다.

 

장징궈와 덩샤오핑은 유사한 점이 많았다. 마오쩌뚱과 장제스 시절에 당연시 여겼던 영수 칭호를 없애 버렸다. 특히 장징궈는 "백년도 못사는게 인간이다. 만세는 무슨 놈의 만세냐. 듣기도 싫다."며 "장징궈 만세"를 못 부르게 했다. 덩샤오핑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품위 말이다.

대륙의 제안을 견제하면서도 명분을 따라 핑퐁처럼 공개적으로 오가는 정치적 행보가 재밌다.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사낭은 혁명정당으로 출발했다. 두번에 걸친 합작도 북양군벌 타도와 항일전쟁 수행이라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다. 통일문제도 3류 건달들처럼 굴지 않았다. 골방에서 쑥덕거리다, 하루아침에 연합이니 뭐니 하며, 같잖은 말장난으로 국민들을 우롱하지 않았다.

그러게. 김명호의 평가에 격하게 공감한다.

대한민국 남과북 정치인들의 통일 문제는 정말 3류건달 스럽다. 같잖은 말장난이나 하고.

후련한 표현이다.

 

1975년 장제스가 세상을 떠났다. 덩샤오핑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항일전쟁 시절 우리의 지도자, 장제스 선생이 타이페이에서 세상을 떠났다. 애도를표한다. 유족들이 원하면 난징에 묘지를 조성하겠다."

이런 품위 말이다.

 

국민당 정권에서 8년형을 받아 옥에 갇힌 중국의 레닌 천두슈.

면회와 편지, 독서가 금지되자 단식투쟁으로 맞서고 며칠 후 당국은 서신왕래와 면회를 허가한다.

천두슈를 만나겠다는 국민당 요인과 사회 명사들이 감옥 앞에 줄을 섰다. 다들 천두슈의 방에서 면회를 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니까, 천두슈는 책 볼 시간이 없다며 모르는 사람은 만나지 않기로 한다.

아마도 면회 시간의 제한이 없었던 모양이야.

한국처럼 하루 한팀 10분만 면회할 수 있다면 책볼 시간이 없어서 면회를 사절하지는 않을텐대.

책이 불어나자 감옥 측은 서가 두개와 큰 책상을 준비하고, 옆방에 접견실을 떠로 마련했다. 캐나다에서 열린 태평양 국제학술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후스도 책과 편지를 보내왔다.

"독서와 집필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모처럼 맞은 한가한 시간, 작은 고통을 큰 즐거움으로 이겨내기 바란다. 나는 네가 부럽다."

이런 품위 말이다. 

나는 이 사람들이 부럽다.  

 

 

2.

마오쩌뚱의 한마디로 인해 온 중국이 떠들썩한 참새소탕전을 했던 것이 중국인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김명호는 중국에 대해 편견을 가진 한국 독자들에게 그 편견을 인정하며 서술을 시작해서

사랑과 문학, 예술에 관한 가벼운 에피소드를 먼저 들려주고

이제 3권에 이르게 되니 더 깊이있는 속내의 정치까지 쉬운말로 이야기한다.

읽다보면 그동안 나는 가까운 중국을 왜 이렇게 외면하며 무시했을까 싶어진다.

중국 여러 분야의 노인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감탄의 눈을 빛내는 김명호가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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