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인윤희 옮김 / 에코리브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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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세끼 밀가루를 먹어도 얼마든지 행복한 밀가루 중독자로서

고기는 끊을 수 있어도 밀가루는 끊지 못할 뿐 아니라 감히 상상도 못하고

어릴때 부터 남부럽지 않은 똥배가 있었고, 마흔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몸무게가 부담스러운 한사람으로서

밀가루 똥배는 호기심이 확 땡기는 책이다.

이제 우리는 밀가루 머핀이나 양파 치아바타로 그럴듯하게 꾸민 우리의 먹을거리가 진정한 밀이 결코 아니며, 20세기 중반 이후 수행된 유전 연구를 거쳐 변신한 물질이란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식단에서 밀을 배제한다는 개념은 적어도 심리적으로, 마취하지 않고 치아 신경치료를 받는 상상에 버금갈 정도로 고통스럽다.

극렬히 동의함. 단언컨대 밀은 절대 못 끊는다. 

 

유전자 조작을 시작한 처음 10년동안, 누구든 그 유전자 조작 식물에 대한 동물실험이나 안전성 실험을 요구하지 않았다.

유전자가 수천번 조작된 현대의 밀은, 유기농으로 재배된다해도 이미 우리 조상들이 먹던 밀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라는 거다.

 

에탄올처럼 취하게 만들지 않음에도 밀은 행동을 변화시키고, 즐거운 기분을 유발하고, 중단 했을 때 금단현상을 촉발하는 몇 안되는 식품이다.

똥배를 말드는 밀이 중독성에서는 마약과 비슷하다니.

경험으로 보건대 충분히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든다.

 

혈당을 곧장 상승시키는 밀의 놀라운 능력은 '포도당-인슐린 롤러코스터'로 하여금 식욕을 돋우고, 중독성을 띈 뇌활성 엑소르핀 관계를 구축하여 내방지방을 키우게 한다. 이런 이유러 밀은 당뇨병을 예방, 완화, 완치 하려는 노력을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음식이다.

 

밀이 지닌 모르핀과 유사한 효과와 아밀로펙틴A가 생성하는 포도당-인슐린 싸이클 때문에 밀은 사실상 식욕촉진제나 다름없다. 따라서 식단에서 밀을 뺀 사람들은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게 된다.

밀을 먹으면 포도당-인슐린 싸이클이 120분간 지속되기 때문에 2시간 지나면 허기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몇년전 집에서 쉬던 6개월동안 정말 딱 그랬다.

리모콘 들고 거실 쇼파에 누워 TV보며 먹고자고를 반복하는대 딱 2시간 마다 허기가 찾아와

국수, 부침개, 냉면, 만두, 빵, 떡볶이 등등을 반복해서 먹으며, 내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도저히 그 2시간 반복을 중단할 수 없었다.

어릴적부터 밀가루 귀신이었던 내가 쉬면서 밀가루를 반복해서 먹은 이유가 있었구나.

밀이 모르핀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는 데이비스의 설명을 들으니 납득이 간다.

 

밀이 발휘하는 위력의 핵심은 정신분열증 환자처럼 뇌리에서 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밀이 과체중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상에 까지 영향을 준다고

황당하게 들리지만 임상실험과 구체적인 자료들, 흥미로운 사례들을 제시하며

밀안의 엑소르핀이 어떻게 인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는지 밝힌다.

 

음식의 조미료는 대화에서 재치가 번뜩이는 사람과 같은 존재다. 그것들은 의외의 상황 전개로 감정을 쥐고 흔들며 당신을 웃게 만든다. 호스래디시, 고추냉이, 머스터드를 먹고 케첩은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이런 문장은 재밌다.

 

1. 현대의 밀은 우리 조상들이 먹던 밀이 아니다. 유전자 조작이 겁나 많이 되어 변형되었다.

2. 밀은 똥배를 만들고 비만의 원인이며, 모르핀과 같은 효과로 중독성이 있어서 끊으면 금단증상도 있다.

3. 한마디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을 해친다고 표현한다.

당뇨병 뿐 아니라 정신분열증,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고 노화를 촉진하고 심장병, 백내장, 피부에 안좋은 영향을 준다.

의학적 검증을 위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접근은 지루하다.

동어반복이 너무 많은 셈이다.

4. 밀을 끊고 대신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조리법 설명

미국에서 사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겠는데, 우리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밀을 끊고나서 체중감량 뿐 아니라 당료병을 비롯해 이런저런 병이 치유된 사람들의 구체적인 예는 흥미롭다.

 

음...... 뭐랄까. 책을 읽은 후에도 여전히 밀을 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흥미롭고 유익했다. 윌리엄의 주장이 대체로 타당하다고 생각해.

특히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대도 체중이 줄지 않는것, 밀을 끊지 못하는 것이 그 사람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자본의 이윤을 위해 밀이 권장되는 시스템에 우리가 포위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지 않은채 밀의 유전자를 바꾸고, 대량생산되어

안전하다는 당국의 검증을 통해 권장된 결과, 1980년대부터 미국의 모든 마트를 비롯해 밀에 포위된 채 살며

과체중에 위협받고 있다는 말이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지를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듯이 보이지는 사실 그렇지 않거든

 

밀을 끊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못하는 중독자로서, 부디 우리밀은 미국의 밀만큼 나쁘지 않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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