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전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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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다란 도마뱀 같기도 하고, 뱀 같기도 하고, 두꺼비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곰처럼 짖는." 

괴물이 나타나 산속마을을 습격하여 사람들은 죽고 마을이 폐허가 된다. 

사람들은 그 괴물을 '산'일고 했다. 

산 자체가 화가 나 피를 부르지 않고서야 저런 괴물이 나타날리가 없다.

산을 사이에 두고 양쪽 마을과 두 마을에 사는 사람들 

늘 그랬듯이 미미여서는 가난하고 소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자기 역할을 하며 이야기 속에 살아 있다. 

그러지 저런 괴물이 등장하고 황당한 상황에도 신뢰를 준다. 

저런 괴물이 정말 있었을 것 같은, 이 마을 사람들이 진술을 하면 믿을 수 밖에 없는 

무엇하나 허구의 것은 없는 것 같은 잘 짜여진 이야기 


장작 창고보다 큰 짐승이 더구나 사람을 공격하고 잡아먹는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지 않은가. 

그러게 말이다. 인물들이 독자의 마음을 읽어 말을 해준다. 웃었네. 



2. 

오래간만에 미미여사를 읽으니까 좋기는 한대, 인신공양이라니.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오다이가 평생 그 굴레로 고통받았으니, 스스로 제물로 몸을 던져 괴물의 마음을 달래겠다고 

결심하는 것도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오다이의 마음이야 그럴수 있다고 치자. 

그녀의 억지스런 설명을 듣고 단박에 동의하는 화가 엘슈의 비장함은 납득하기 어렵다. 뭐니. 


어릴적에 쫓겨난 쌍둥이 오누이가 우여곡절 끝에 하룻밤 정을 통한것이 저 비린내나는 식인 괴수를 만들었다고

쌍둥이 오누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염치없는 짓이다. 

근친상간이 죄라고 치자. 

죄없는 애들을 내쫓아 첩첩산중에 가두고 끝끝내 세상으로 부터 격리한 어른들의 잔인함이 괴수를 만든거지 

우째 버려진 애들 책임일까. 

미미여사. 이러지 마라. 늘 약한 사람들 편에서 세상을 보던 여사의 눈이 멀은 것인가, 마음 쓸쓸해진다. 


심지어 사건의 전말을 전해들은 고야마의 최고 가신 신에몬은 

"아카네가, 제 역할을 다 해 주었단 말인가." 요따우로 말을 한다. 

정말 얼척없다. 

어릴적 쌍둥이 오빠와 함께 산속에 격리된 상처와 고통을 평생 지고 살다 스스로 제물이 되기로 결심한 여성에게

제 역할을 다 해주었다니. 

오다이는 원래 그렇게 죽을 운명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서 

니들이 어린 오누이에게 행한 가혹한 폭행이 잘한 일이란 말이지.

참으로 잔인하고 이기적인 것들이다. 


그래놓고 신에몬은 주군의 아이가 병으로 죽었다고, 책임지고 할복자살을 한다. 

무서운 시절이다. 

그러니 사람잡아먹는 괴물이 산이되어 날 뛰지.    


물론 저보다 더 무서운 시절을 우리는 살고 있다. 

돈과 권력 있는 것들이 법을 개판으로 만들면서, 인민의 가난은 무식하거나 게으름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내일이 투표하는 날인대, 거 참 찍을 놈 없어. 

언제까지 왕창 나쁜놈 보기 싫어서 그 놈보다 손톱만큼 덜 나쁜 놈 찍어야 하는 걸까.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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