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
오사 게렌발 지음, 강희진 옮김 / 우리나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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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족의 초상을 보며 참 독특한 감성의 작가구나, 했는대. 

이번에는 훨씬 감정이입이 쉬웠다. 아마도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그럴걸. 


73년생 스웨덴 여성 오사가 29살때 디자인 대학교를 졸업하며 제작한 졸업작품이다. 

속지 표지가 인상적이다. 

다소곳이 무릎꿇고 앉은 여성의 목에 줄을 묶어 옆에 선 남자가 들고있다. 

그의 강아지같은 자세의 그녀다. 

이 그림이 어떤 느낌인지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알 것이다. 

모든 남자들은 여자를 저렇게 하고 싶어해. 

끈으로 묶어서 애완용 개처럼 관리하고 싶어한다. 

나쁜 남자들은 애완용 개에게 폭력적이고, 착한 마초들은 웃으며 목줄을 걸어줄 뿐 


7층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를 함께 읽으면 좋을것 같다. 



2. 

단순하고 선이 굵은 그림이 맘에 든다. 

소박하지만 또렷하게 끝까지 자신을 들여다보며 솔직한것이 오사의 힘이다.

그 힘을 잘 표현해 주는 그림이다. 



3. 

닐과 연애하며 행복하던 오사가 처음으로 황당한 사건 

닐이 불같이 화를 내며 자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고 가버린다.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이런 남자들 많다. 

화가나면 소통을 중단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통제하는 것으로 힘을 확인하는 방식

화가 나면 왜 화가 나는지 말을 해야지. 뭘 어쩌라고 단절로 힘을 확인하려드는지 원. 쪼잔한 것들.

어쩌면 저렇게 소통하는 방식조차도 자기중심적인지. 


그에게 나를 맞추는 것이 사랑이고 생각하며, 

끝없이 그에게 맞추느라 상처받는 사랑을 한번쯤 해보지 않은 여성도 거의 없을 걸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대 왜 그녀는 바뀌어야 하고, 왜 그녀가 그를 만나기전의 삶을 모두 지워야 하는걸까.  

왜 그는 그녀가 하는 모든 것이 첫경험이길 바라고 왜 심지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것이 싫고 

왜 그녀가 똑똑한 것이 싫을까. 

그녀가 애완용 강아지 이어야 하니까. 

핵심은 남성이 여성을 지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마침내 그가 그녀를 때리고 

규정1 ; 그가 날 때린다면 그를 떠날 것

규정2 ; 그가 날 때린다면 그를 떠날 것

이미 때리기 이전에 감성적인 사회적인 모든 폭력이 있었지만, 그것이 말로 이루어졌을뿐 

그 모든 것을 참더라도, 물리적으로 그가 때린다면 떠나야 한다는 규정1과 규정2는 참 슬프다. 

때리기 전에는 떠날 생각을 못하다보니, 맞아도 떠나기 힘들어지는거다. 

그에게 맞추어지지 않는다면 모든 잘못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익숙해진 그녀는 떠나지 못한다. 

세상의 많은 그녀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런데 이대로 무너저버리고 만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어떤 형벌이 닥칠까? 

그녀는 두렵다. 


마침내 그녀는 밤길을 달려 떠나고 

그녀가 전화로 학교에 신고하자, 학교는 그녀가 위협이나 두려움에 노출되지 않고 학교에 다닐수 있는 조치를 취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병원에 가서 그의 폭력의 근거를 증거로 남기고 고소하라고 조언한다. 

요 대목이 한국과 스웨덴의 차이다. 


얼마전 조선대에서 방생한 일 

폭행한 선배를 조선대는 오히려 감싸고, 피해자는 무서워서 학교다니지 못하고 

심지어 녹취록부터 근거가 정확한대도 가해자의 의사질해서 먹고살아야 하는 앞날을 위해 법원은 처벌을 약하게 하고 

정말 미친것들이다. 

조선대 의대의 성폭력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한국사회가 힘있는 놈의 폭력을 권장하는 사회라는 것 

피해자에게 그냥 맞고 살으라고, 고소하고 문제제기하면 너만 피해본다고 협박하는 사회라는 것이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것이 저렇게도 당당한

피해자를 묻어버리고 밟아버리는 것이 저렇게도 쉬운 

천박한 것들이 더럽다. 


다행히 스웨덴에 사는 오사는 가족과 학교과 법으로 부터 보호받는다. 

그리고 그녀가 한때 그렇게도 사랑했던 닐은 처벌받는다. 

이제 오사는 앞으로도 살면서 여지저기에서 닐같은 남자를 만날것이라는 것을 안다.


용기를 내서 다행이야. 힘내렴, 오사. 

그녀를 위로하며, 나를 위로하고, 세상의 모든 여성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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