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과 십자가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1. 

리버스는 읽지 않는 책을 수집했다. 한때 독서를 즐겼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책을 고르는 안목이 높아진 것도 그 이유중 하나였다. 과거에는 좋든 싫든 한번 펼친 책은 무조간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렸었다. 하지만 이제는 열페이지 넘도록 재미가 붙지 않으면 미련없이 덮어버렸다. 

맞다. 나도 그래. 나이들어 변한것중 하나다. 

초반에 재미가 붙지 않으면 덮어버린다는 것. 미련이 좀 남을때도 있지만 욕심을 버려야 오히려 효율적이다.  

재미없는 책을 덮어야, 세상에 많고 많은 재밌는 책을 더 볼수 있으니까. 



2. 

타탄느와르 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검색해봤더니 

스코틀랜드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범죄소설이라고 하네. 

스코틀랜드 전통 체크무늬 이름이 타탄이라고. 

범죄소설 장르에 이런 고급진 이름을 붙여주는 문화적 분위기의 스코클랜드가 부러워졌다. 

명품을 들고 미국을 흉내애야 고집지다고 생각하는 한국이 쫌 촌스럽다고 생각해. 


"이래봬도 베이컨 샌드위치는 기가 막히게 만듭니다." 그가 말해다. 

"안타깝네요." 그녀가 말했다. "난 채식주의자예요."

"맙소사. 채소를 전혀 먹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왜 항상 이런 식이죠?" 그녀가 쏘아 붙였다. "육식동물들은 왜 항상 그런 농담을 하죠? 여성해방운동 얘기가 나와도 마찬가지고.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우리 남자들은 그런 여자들을 두려워하거든요." 술이 깬 리버스가 말했다. 

정말, 육식동물 남자들은 늘 왜 저런다니.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에 가끔 놀란다. 

뭐랄까. 자유로운 분위기의 유럽 남자들은 대한민국 마초들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어차피 똑같다는 것을 알때의 놀람 


에딘버러의 렌딩도서관은 서점과 은행 사이에 낀 낡은 건물에 자리하고 있었다. 도서관 안은 잠깐 눈을 붙이러 온 노숙자들로 바글거렸다. 춥고 배고픈 그들은 다음 달 국가 보조금이 지급될 때까지 아늑한 쉼터가 되어주는 도서관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 대부분은 하루나 이틀만에 보조금을 모두 탕진해버렸다. 

스코틀랜드는 노숙자들이 바글거리며 쉬는 곳이 도서관이구나. 

한국의 역전보나 좋으네. 무엇보다 역전은 난방이 안되니까 춥다. 

매달 국가보조금도 받고. 


리버스는 과거 8년동안 낙하산부대에 근무했는대 

그는 훈련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공포와 불신의 악취, 비명, 기억속의 비명도 

독방에 갇혀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읽는 내내 궁금하다가 그것이 정말 새로생긴 특별한 훈련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알고 황당했다. 

인간의 몸과 영혼을 파괴하여 망가뜨리는게 훈련이라니. 

뭐니. 대한민국 군대도 적군이 아니라 맨날 지들끼리 싸우고 총질해서 죽이던대, 군대란 원래 그런가봐.

아무리 특별한 상황이라도 그렇지, 아군이 훈련이랍시고 멀쩡한 청년을 고문하니까.  

결국 군당국이 바란 괴물이 되어, 사회에 복수를 하는거다. 


시리즈의 시작이 주인공 리버스 형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하는 범인이라는 설정부터가, 무리하고 과하다. 

적을 죽이기위해서 아군을 죽이는 꼴인 특수훈련의 상황도 과하고 

캐릭터는 아직 미완히지만 , 기본적으로 리버스는 보수적인 마초 정체성이고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를 배경으로 하는 음산한 소설  



3. 

미숙하다. 무리하고, 어설프다. 그러나 재밌다. 

블랙캣을 통해 부활하는 남자들에서 리버스를 처음봤고, 아주아주 좋아서 

꼭 전작이 출판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것이 5년전이다.  

이제 나왔으니 물론 오픈하우스에게 고맙다.

미숙한 이언 랜킨을 보는것도, 나쁘지 않다. 풋풋하고 어설픈 랜킨을 보는것도 즐겁다. 

리버스는 첫작품에서부터 이미 이혼남이었고 이미 알콜중독이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봤다. 

좋다. 다시한번 오픈하우스에게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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