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모양 상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0
조 힐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귀신을 판다고 누군가 올렸다는 설정은 재밌다. 

자본주의 사회. 뭐든 파는 세상에 귀신인들 못팔까, 싶기는 했다.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녀의 사인이 첨부된 자백서도 있다. '한마리 검은개가 내게 다가와, 영혼을 팔기만하면 나를 위해 소들을 독살시키고 말들을 미쳐날뛰게 하고 아이들을 병들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좋다고 대답했고 그 개에게 내 젖을 물렸다.' 이 마녀는 화형당했다. 


주드는 이런걸 수집한다. 마녀의 자백서, 교수형에 사용된 올가미, 심지어 스너프 필름까지. 

그런데 저 마녀의 자백서는 참 디테일하다. 

어떻게 저런 자백서를, 저런 상상의 자백을 요구했을까. 


눈부시게 맑고 투명한, 단단하면서도 모서리가 예리한 한줄기 햇살이었다. 그 햇샇에 눈이 따가워 그는 움찔 물러났다. 

햇살이 따듯한 것이 아니라 날카롭고 예리한 느낌이 들때도 있다. 

조힐은 재밌을 문장을 쓴다. 


죽은자가 산자를 끌어당긴다. 

독특한 것은 인정하는대, 가끔 독하고 오래 지루하다. 


초자연 스릴러라는대 내 취향은 아니다. 

모중석의 컬렉션은 대체로 내 취향에는 너무 독하다.


"베트남에서는 귀신들이 아주 바빠요. 응우엔 쭝은 내게 귀신들 보는 법을 가르쳐주었죠. 일단 그 방법을 알게되면 거리 모퉁이마다 귀신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눈이 지워져 있고 발은 땅에서 떨어져있죠. 그 나라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종종 죽은 자들을 고용합니다. 할일이 남아 있다고 믿는 영혼은 이승을 떠나지 않고 일이 끝날 때까지 남아 있죠. 그때 전 처음으로 우리가 이 전쟁에서 질 거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봤거든요. 미국 병사들이 죽으면 그들의 영혼은 주전자의 입김처럼 입에서 스르륵 빠져나가 하늘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베트콩이 죽으면 그들의 영혼은 이승에 남아 계속 싸우죠."


할일이 남아 이승을 떠나지 않고 주드를 쫒고 있는 귀신 맥더못이 살아있을때 했던 인터뷰 중 일부이다. 

왠지 설득력 있다. 

귀신이 있다는 것을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베트콩의 전사들이 죽어서도 계속 싸웠다는 말은 정말 그랬을것 같어. 

아시아의 밀림으로 호출되어온 미국의 어린 병사들이 베트콩의 게릴라전을 상대한다는것은 

주로 민간인들을 죽이며 스스로의 영혼도 죽였버린

몸이 살아 미국으로 돌아왔을때는 병든 영혼에 마약이 찌들어버린 

베트남전쟁에 대해 높으신 양반들이 무슨 생각을 했든, 병사들은 무서웠을것 같아. 

그러니 미국 병사들은 죽으면 영혼이 주전자의 입김처럼 스르륵 빠져나가 하늘로 올라가지만 

베트콩은 죽으면 그들의 영혼조차 남아 계속 싸우는것 처럼 느껴지는, 저 공포를 상대로 총을 쏜들 뭐하겠냐고. 


가끔 저런 문장은 흥미롭지만, 내내 지루하다. 

무엇보다 정신없는 스토리의 개연성을 찾기 어려워 따라 읽기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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