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것은 미친 짓이다.  
아침에 집으로 와서 한잠자고 일어나 도서관 산책을 했다.
도서관 갈때만 해도 시집 몇권만 들고 오든지, 소설이면 한두권으로 족하다고 생각했었다.
내일이면 도로 서울 여성가족부 앞 농성장으로 가야 하고 책읽을 시간이 없는 것을
'나는 안다!'



2.

 

 

 

 

 

 
나는 문이다 / 문정희/ 뿔 

현아언니가 농성장에 올때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를 주고가 오래간만에 시를 맛나게 읽었다.
문정희의 시를 더 찾아 볼생각이고, 도서관에 있길래 들고 왔다.
이런 선택이 내가 원하던 거였다.  

 

 

 

 

 

 
예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게리 윌스 / 돋을새김


혁명기도원 동지들이 수요일마다 농성장으로 와서 함께 기도한것이 17회를 넘겼다.
사실 기도원 원장동지가 추천해 준 책은 '자비없는 세상에서 하느님을 다시찾다' 인대
우리동네 도서관에는 없어서 신청을 해두고, 그전에 검색하다가 눈에 띄어 한번보자 했었다.
그러니까, 이정도 선택으로 끝냈어야 한다는 거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집 / 현대지성사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사실 플루타르크의 인물들을 꼭 봐야지 마음먹고 침흘린지는 오래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볼것이 아니라 소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사지 않는것은
사놓으면 더 안읽는 이상한 버릇이 있어서, 꼭 읽고 싶은 책은 차라리 안사지만, 그래도 절판되기 전에는 사야한다는, 참 ^^;
그럼에도 선뜻 빌리지 못한것은 저 튼튼한 두께와 무게의 중량감이 부담스러워서리,
그래놓고 하필 오늘 들고 올것이 뭐란 말인가. 그것도 포만감을 느끼며!


 

 

 

 

 

 
임프리마투르 / 리타 모날디, 프란체스코 소르티 / 문학동네 


이런 선택 말이다.
한번쯤 맛보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던 이런 묵직한 책을 선뜻 집어들고 휘파람 불며 와버렸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난것이 아니다.


 

 

 

 

 

 
백기도연대 풍 / 교고쿠 나쓰히코 / 솔


이런 선택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참
교고쿠 특유의 장광설과 에노키즈 일당의 소란함에 쫌 질려, 라고 중얼거리며 사실은 몰래 숨겨놓은 초콜릿 같은 것인데
언제든 꺼내 먼지를 털고 책장을 넘기면 절대 실망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책으로,그러나 딱히 지금 읽을 이유는 없는 그랬는데
왜 하필 오늘 들고 왔을까.
미스터리다.



 

 

 

 

 

 
다른 남자를 만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 에바 헬러 / 열린책들 

ㅎㅎㅎ 이미 읽은 책이다.
갸우뚱, 하며 빌렸는데, 아니나 달라.
의심스러워 집에와 책상위에 펼쳐놓고 책장을 넘겨보니, 10년전에 읽은 책이다.
그때는 아직 알라딘에 서재 시스템이 없었고, 아직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기 전이었지.
그래서 리뷰는 남아있지 않으나, 분명 읽은 책이라는 것, 을 책상앞에 앉아 알았다.
독일 여성의 시원한 감수성이 통쾌했던 것이 떠오르고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지 않음은 아니지만 
이 책을 또 읽을 생각이 정말 나에게 있는걸까?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 존 쿳시 / 책세상


언제든 꼭 한번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책이다. 그것이 지금인지 몰랐을 뿐.  

  












블랙 아이스 / 마이클 코넬리 / 랜덤 하우스 코리아


링컨차 이후 코넬리에게 빠져있을 뿐 아니라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터커 이후
오래간만에 만난 딱 내 타입의 하드보일드 형사 해리 보슈에 반한 까닭에 
누군가 반납한 것을 보고 황급히 챙긴것을 이해할수 있다.
아마도 위의 모든 책들보다 먼저 손에들고 걸신들린듯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다 다음날 사고치기 딱 좋은
아마도 위의 모든 책들은 안읽고 해리 보슈만 읽은채 모두 반납해 버릴수도 있는  


3.
문정희와 코넬리만 빌려도 되었을 것을, 도서관을 산책하다 호르몬에 이상이 온지도 모르지.
이것은 미친짓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