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아파트가 좋은 점은 담을 사이로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다.
보통 신축아파트 분양을 하는 팜플렛을 보면 '역세권'을 자랑하고 중심상권과의 거리, 앞으로의 개발가능성 등을 말하는데
도서관과 가까운것에 비하면 어림없는 자랑들이다.
도서관 옆에 안살아 본 사람들은 모르지롱!

한편 우리 아파트가 가끔 황당한 것은 부녀회때문인데, 사실 이건 아파트 자체의 문제라기는 쫌~~, 그래도
작년 여름에는 아파트값 떨어진다고 창문에 이불널어 말리지 말라는 것을 안건으로 올렸다는 말을 듣고
옴마, 입이 딱 벌어지게 놀랐다.
아니 뭐, 강남이나 서울의 아파트 부녀회들은 아파트 가격 담합도 하고 압력도 넣고 그런다지만
요런 시골의 마을에서 아파트 값이 오르면 얼마나 오르고 떨어지면 또 얼마나 떨어질거라고 이불을 널어말리지 말라니,
눈여겨 보았으나 여러집이 볕좋은날 이불말리는 권리를 포기하지 않더군.

햇볕이 좋다. 오래간만에 도서관 산책하고 잔뜩 들고 왔다. 포만감 느껴지는 휴일 오후다.


2.
 

 

 

 

 

 샤바케 4 / 하타케나카 메구미 / 손안의책


신간 코너에 있는 것을 보고 넘 반가워 냉큼 집어들었다.
우리동네 도서관이 좋아지고 있다.
전에는 신간신청을 하면 최소 6개월이고 교육청 예산이 없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1년이 넘게 걸리기도 해서
포기하고 있을때쯤, 혹은 까맣게 잊고 있을때쯤 슬그머니 채워지고는 했었다.
이번에는 1월달에 신청한 책이 5월에 들어왔으니, 완전 만족이다.
그새 도련님의 병은 좀 어떤지, 많이 자랐는지, 행수를 비롯한 요괴들은 잘 있는지
오랜동안 기다리던 연인을 만나 데이트하는 기분이라오.
햇살도 좋고.





 

 

 

 

 윈터 앤 나이트 / S.J. 로잔 / 영림카디널 

 
블랙캣 시리즈의 좋은 점은 일본과 미국만으로 제한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작품의 완성도나 취향이 들쭉날쭉하다는 것.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을 보고 만세를 불렀던 나는 돌속의 거미를 보고, 앗! 뜨거, 질겁을 했었다.
윈터앤 나이트는 빌스미스와 리디아친 시리즈의 일곱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적어도 일곱편이상 나온 씨리즈라는 것은 대중적으로 검증은 되었다는 말이니까 기대하며 입맛을 다신다.


 

  



 

 

 야성의 증명 / 모이무라 세이치 / 동서문화사



샤바케와 함께 내가 신청하고 신간으로 들어온 책이다.
모이무라 세이치는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동네 도서관에 한권도 없었지.
음---, 고전의 명성이 있는 작품들은 세월이 흘러 스토리는 진부해지더라도 작품 특유의 아우라가 있기 마련이다.
표지도 예쁘고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 장일순, 이현주 / 삼인


신영복교수의 강의를 읽고 동양 고전들을 더 찾아서 읽어보기로 했다.
살면서 치솟는 화와 결핍의 느낌들을 내려주고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만 한편
최근의 내 감성이 느리게 읽고싶은 노자를 소화할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이번에 인연이 아니라면 다음에 읽지뭐. 안달하지 않기로 한다.



 

 

 

 

 

타인의 고통 / 수잔 손택 / 이후

진보적 철학이란 타인의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양심이다.
유마경의 문장처럼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픈 수행자의 감성으로 살아야 겠다고 
그렇지 않으면 패배하는 투쟁과 투쟁사이의 행간의 고통에 내영혼이 말라 비틀어져 더이상 힘을 내기 어려워서  
그것이 사회주의자의 감성이어야 한다고
타인의 고통이라는 제목에서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읽으려 의도하지 않았으나, 생각들이 가지를 친다.
철학을 전공한 수잔이 사진이론으로도 구분되는 타인의 고통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 귀기울여 볼 생각이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 한겨레 출판


1984년을 고등학교때 읽으며 독재가 행해지는 사회에 대한 공포가 선명했다.
무엇보다 사람의 머리속 생각을 바꾸어 놓은 권력의 힘이 두려웠다. 
몇년전 대전교도소에서 징역살며 카탈로니아 찬가를 보았으나 출소한 후 때를 놓쳐 리뷰를 쓰지 못했다.
인민을 위한 공화국의 군대는 사병과 장교의 임금이 같고 전술을 민주적으로 논의한다. 신선했다.
100년전 평등한 세상을 위해 총들고 싸운 사람들의 열정이 뜨거웠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의 글은 성실하고 정직한것이 기본이더라.
안아주고 싶은 사람이다.


 

 

 

 

 현대미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다 / 프랑크 슐츠 / 미술문화


반이정의 새빨간 미술의 고백을 감탄하면서 본 후에 현대미술을 더 읽어보기로 했는데
사실 나는 이주헌이 소개하는 러시아미술과 제미란의 여성미술 등을 보았지만
미술에 흥미를 느낄때 직접 그림을 보러갈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추리소설과 철학뿐 아니라 미술도 책으로 읽어야 하는 것은 결핍을 느끼게해.
그렇다고 돈모아서 유럽과 미국의 미술관을 순회하겠다는 꿈은 극성스럽다는 느낌이고
돈도 없을 뿐 아니라 게을러서 책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반이정에 이은 현대미술이다.

 




 

 




몸, 예술로 말하다 / 쉬레이 / 시그마 북스



몸은 흥미로운 주제다.
관음증을 드러내는 시각은 보통 남성의 시각인대 예로부터 그림속 여성들은 그렇게 벗겨졌다.
쉬레이는 몸과 예술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봐야지.

 

 

 

 

 샤르부크 부인의 초상 / 제프리 포드 / 샘터




샘터의 외국소설 씨리즈는 그만그만 하다. 마음을 확 잡아 끌지는 않지만 지루하지도 않다.  
노인의 전쟁도 그랬지. 책을 끝까지 볼때까지 지루하지는 않았어.
그런데도 그 후속작인 유령여단이 굳이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표지를 예쁘게 만든 샤르부크는 어떨지.

 

 

 





화성의 프린세스 /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 루비박스


에스에프의 고전은 가끔 실망스럽다.
타임머신이 시간이 흘렀는데도 흥미롭게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과학적인 지식이나 에스에프적 장치들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 대한 성찰이었다.
클럽 오딧세이의 엔더는 정을 붙이기가 어려웠지만
장황하고 폭력적이고 잘난척으로 헛배부르게 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소박한 표지를 보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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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