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와 책 -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정혜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1.
나도 잠들기전에 이불속에서 책보는걸 좋아한다.
눈이 감길때까지 보다가 깜빡 졸았다가 반쯤 감긴 눈으로 더듬어 불을 끄고 잠들때가 좋다.
중학교때부터 20년이 더된 버릇이다.
몸이 무겁고 피곤함에도 마지막 잠들기 전까지 하품하며 책을 볼때 느껴지는 행복한 감정이 달콤하다.

나도 베갯머리에 손만 뻗으면 닿는곳에 읽어주기를 기다리는 책들이 쌓여있어야 한다.
아직 읽지않은 책이 몇권밖에 남지 않으면 불안하고 배고픈 결핍을 느낀다.
풍요로움이란 손뻗으면 닿는 곳에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쌓여있는 것이다.


2.
새로운 이상한 나라의 현대적 엘리스 라는 의미심장한 표현을 트뤼포 감독이 했다는 군. 음----.
나는 하늘을 오랫동안 처다보지 않는다. 나의 눈동자가 땅으로 되돌아올때 세상은 내게 소름끼치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역시 트뤼포의 말이란다. 무슨말인지 알것같어.

눈물이 흔한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녀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읽는다.
그녀는 리스트를 만들어 분류하고 정의내리는 걸 좋아한다.
자기만의 족보를 만드는것은 학문하는 자가 즐기는 기본이기도하다. 재밌기도 하지.


3.
책에대한 그녀의 해석은 나와는 많이 다르다.
책읽어주는 남자를 그녀는 우아하게 사랑하는 소년의 시선으로 심장뛰며 읽지만
나는 나치 다음세대의 나치 세대에 대한 용서와 화해로 읽었다. 그래서 괘씸했다.

책에대한 그녀의 사랑과 신뢰를 담뿍 표현한 책인대
뒤로 갈수록 나르시스적인 그녀의 책읽기는 거슬리고 불편하다.
그녀의 책읽기는 그녀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다.
아, 물론 무가치 하다거나 의미없다거나 그런말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대로 책을 읽을 뿐이니까.
나와 취향이 다른거지. 여기까지는 그렇다치지만

스스로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한 그녀의 책읽기가 불편한 이유는 편협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 자신의 자유, 자신의 열정 이 중요해서 텍스트를 그렇게 읽고 편집한다. 멀 읽어도.
그러다보니 반복되는 여러 책들에 대한 리뷰가 똑같다. 뒤로갈수록 지루한 이유다.
타인을 향해 열린 시선이 아니라 나를 위해 남을 관찰하는 느낌.

그리하여 그녀의 '관능적'이라는 책읽기가 나에게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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