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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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가 X에게 보내는 편지만  보여주는것은, X가 A에게 보낸 편지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이 그리움을 한쪽만 보여줘도 충분하기 때문인가.

이중종신형이라니 이를 어쩌면 좋아.
아이다는 일기를 쓰듯이 과거의 회상과 오늘의 일상과 동네사람들의 변화
그리고 동지들의 근황을 말한다.


2.
아이다는 "아침 밥맛은 어땠어요?" 라고 남편에게 물어보는 아내처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경비대에 잡혀 살해당한 옆집여자의 애인,총에 맞은 아이
경찰들이 들이닥쳐 사람들을 한쪽으로 몰며 협박한 얘길한다.
그것이 이렇게 일상적인 일이다.
그녀와 그녀주변의 사람들이 살아내는 하루하루가 단단한 저항의 일상들이라는 것을
그렇게 잘 살아가고 있다고 사라피나에게 말한다.
고통과 슬픔과 기쁨과 즐거움은 빼고 그렇게 희망과 사랑을 차분하고 의연하게 말한다.
행간에서 흐르던 눈물이 마지막 편지 묶음에서 참지못하고 울어버린다.

나의 모든 잘못과 결점중에 어떤게 가장 마음에 들어요?

내 인생에서 나의손은 당신을 웃게 해주고 싶었어요.
73호 감방으로 향한 아이다의 마음.

운동장에 들어설때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녀가 있는곳의 날씨는 어떨까 생각해본다. 마치 하늘이 그녀의 겨드랑이라도 되는 듯 냄새를 맡는다.
아이다가 보낸 편지 뒷면에 쓴 사비에르의 마음

그것을 존 버거는 어쩌면 이렇게 잘 알까.
권력에게 폭행당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무장한 병력을 맨몸으로 막겠다고 결심하며 서로 잡는 손들
우리를 겨냥한 총구를 보며 부르는 노래소리
혹시 내가 다른 동지들에게 폐가 될까봐 떨리는 그 악착같은 순간을
그는 어떻게 이렇게 잘 알까.

접히듯 내리는 어둠의 시간에는 어쩌면 희미하게 전해지는 손끝의 느낌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 것인지도 몰라요. 그리고 우리의 행동과.

느리게 천천히 읽는다.


3.
아이다와 73호 감방에 수감되어있던 사비에르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왜 73호 감방의 칸박이 위에 이 편지뭉치만 남았을까.
이를 어쩌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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