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 
중고서점이라.
우리나라는 책 자체를 금장 하고 표지와 서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문화는 없다.
우리나라의 중고서점과 그 의미가 다르다.
몇백년 전의 사람들의 글이 매우 아름아워서
그에 걸맞는 아름다운 모양으로 책을 만드는것은, 고급의 교양있는 취미이긴한대
대중적인 문화도 아니고 서민적인 문화도 아니다.
내 취미도 아니다.

음---, 의미가 없지는 않지.
책이 내용에 걸맞는 옷을 입는것은 중요하긴하다.
표지뿐 아니라, 내용에걸맞는 종이질과 행간과 글짜체가 있다는 것을 인정.
다만 나는 그것을 소유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굳이 금장이거나, 굳이 오래된 책이거나, 희귀본이거나
나에게 소장가치가 있는 책은 두번 읽고싶거나 그림책이거나 ^&^

사람마다 소장하고 싶은 책은 다른 법이니까.


2.
헬렌할프는 수다스럽고 지혜롭고 오지랖넓은 씩씩한 여성이다. 
가난한 극작가 이지만 삶에 낙관적이고 유머가 익숙한

책을 사기만 하는게 아니라 이미 받아본 책에 대한 짧은 감상까지 덧붙이며 다음책을 주문한다. 
재밌네.
인터넷시대,
나는 알라딘에 주문하면서 바로 결재하면  2-3일이면 도착하는데 ^^ (모, 지금은 불매중이지만)

헬렌은 주문하는 책을 편지에 적어서 보내면 편지가 서점에 도착하는데 2-3주가 지나고
주문한 책이 바로 있지도 않고
그래서 프랭크 도엘은 늘 그녀의 주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가
3개월이나 6개월, 혹은 그 후에도 그녀가 주문한 책이 들어오면 아싸! 하면서 그녀에게 보낸다.  
이건, 책에 관한 비서나 다름없다.
그녀가 원하는 것을 알아보는 안목의 비서가 바다건너에 있는 것이다.
좋네.
누구든 프랭크 같은 서점상을 친구로두면 좋을거라고 탐내지 않겠는가. 

'오늘 딱하루만 반값' 과 애장판 만화책을 알고있고
중고책이 정말 싼걸까? 생각하며 인터넷을 뒤지다가
포인트를 누르고 카드로 결제하면 하루만에 책이 도착하는 우리와는 영판 다른.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 책을중심으로 마음과 정성을 나누며 살다가 죽는다.
사는게 이러면 어떠냐고, 참좋지 않냐고 권한다.
착한책.  


3.
헬렌과 채링크로스 84번지는 평생의 친구인데
나와 알라딘은 요즘 불화중이다.
알라인이 채링크로스 84번지의 책방은 물론 아니다.
나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자기가 좋아하고 즐겨찾는 책방에 대한 기대치는 누구에게나 있는 모양이다.
헬렌이 굳이 바다건너의 서점에 고기와 달걀을 보낸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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