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이 있다.
직접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는 알수없다고
내 느낌을 말할수는 있지만, 다 말했다고는 도무지 할수 없는
모방범은 그런 작품이다.

모방범을 읽는 것은 미미여사에 관해 오래묵은 숙제를 푸는 느낌이다.  
아무리 훈늉해도 3권, 1600페이지는 그것만으로도 도전하기 쉽지않다.
예상대로 책만큼 무겁지만
미미여사스런 작품을 읽고 싶었다.

최근에 읽은 크로스 파이어가 재미없었던 것은 내잘못은 아니다.
그런데, 어찌나 찜찜한지.
최근에 읽은 미미여사가 재미없었다는 사실이 어찌나 찜찜한지
최근에 읽은 미미여사의 소설이 '역시' 재미있었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아끼던 오랜 숙제, 모방법을 읽었다. 잘했다. ^^

몰입해서 눈을 뗄수가 없다. 
모야, 1600페이지를 몰입하도록 요구하는것은 체력을 요구하는 거라구! 실제로 지친다.
우~~씨, 이젠 장편소설을 읽기엔 체력도 딸린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잘알까.


2.
미미여사는 악몽에 대해서도 잘 안다.
악몽과 가위눌림을 잘 알뿐아니라 그 소름끼치는 공포를 참 잘쓴다. 악취미야.  
1부가 구성은 가장 탁월하고 미미여사답게 치밀하며 다체롭다.
2부는 뭐랄까 해설, 그 전개도 그다지 인과관계의 설득은 떨어진다.
워낙 독한 캐릭터에 대한 해설인 셈이라, 물론 그래도 재밌다.  
3부는  긴장을 지속해 가다가 마무리를 해치운다. ^^
마무리는 오히려 순한느낌.
그래, 마무리하는 장면까지 긴장시키지 않아서 고마워.

범죄에 관련된 모든 인간들 가해자, 피해자, 그의 가족, 주변의 인물들, 그들모두의 삶
세상 사람들의 삶에 대해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의 흔들림과 의혹과 그러나 그 소탈하고 평범한 용기에 대해
사람과 사람사이의 신뢰와 오만에 대해

재밌는것은 사실인데 무겁다. 멀미난다. 사는게 그런거라고 말하는것 같아서. 지친다.

외딴집이 그리워.


3.
문득 궁금.
미미여사는 마에하타 시게코 처럼 쓰는걸까?  
부디 아무리 창작을 위해서라지만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기를 바래
부디 미미여사가 창작을 통해 행복하길바래.
미미여사의 작품을 읽는 독자가 행복한 만큼.


4.
5년에 걸쳐 잡지에 연재되었다는 원고지 6천매의 긴소설을 번역한 양억관의 옮긴이의 말은
짧고 군더더기 없이 쿨하지만 적절하다. 동의한다. 단숨에 읽힌다.


5.
책을 덮고 새벽
문득 봄냄새가 맞고 싶어졌다.
지금이 봄이면 창을 활딱 열어 새싹들, 풀잎들 향이 묻은 칼칼한 새벽 봄냄새로
방안을 다 채우고 싶다.

세상이 참 조용도 하여라.
엄동설한, 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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