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이야기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9
베벌리 나이두 지음, 이경상 옮김 / 생각과느낌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1.
나이두의 서문이 좋다. 

"백인이라 함은 겉모양으로 백인임이 분명한 자이거나 일반적으로 백인이라고 인정되는 자이다. 그러나 겉모양으로는 분명히 백인이라고 해도 일반적으로 혼혈인이라고 인정되는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모호한 기준으로 인종차별을 한 것이 아파르트헤이트다.  
겉모양이 백인이 아니라면 차별하는 법
날마다 날마다 대를 물리며 노예처럼 당하는 동안 분노와 아픔은 얼마나 많았을까.

그런데 매우 차분하고 간결하게, 쉽게 자기의 글에 대해 소개한다.
1976년 6월 어린 흑인 학생들이 탱크 앞에서 총격을 당했다고 조용히 말한다.
결국 아파르트헤이트는 폐지되고 1994년 넬슨 만델라는 대통령이 되었다고
분노와 증오없이 말한다.
강한 사람들이다. 나이두도 그렇고.


2.
1940년대부터 시간순서로 10대아이들 통해 인종차별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피부색에 따라 사는곳도,신분증도, 학교도 달라야하고, 섞이지 말아야 하고 차별은 노골적이고
어떻게 한 국가의 운영을 이렇게 체계적인 차별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피부색이 다르다는것 만으로 스스로 우월함에 이다지도 확신을 갖고
타인을 사람취급하지 않고 살수 있을까?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피부색이 검은 아이에게 크면서 어떻게 복종할것을 배우도록 강요되는지
혹은 백인이므로 흑인을 경멸하고 명령하도록 키워지는지
양쪽이 모두 고통이라는 것을

보통 한국가의 시스템, 정책, 역사를 말할때 아이들의 고통을 말하지는 않는데
나이두는 아이들의 당혹스러운 마음과 떨리는 두려움을 잘안다.

특별히 정의로운 어떤 사람들이 아니라
하루하루 평범하게 먹고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삶에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차별정책이
어떻게 비집고 들어와 비인간적인 마음을 강요하는지, 삶이 어떻게 불안해지는지
설득력있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난디, 에시, 로사, 헤니, 로한 이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래동안 합법적으로 행해진 차별이 법을 없앤다고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지만
오히려 차별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저항하는 백인들도 많을 테지만
그것을 바꾸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까지
억울한 마음이 아파서 읽기가 힘든 대목도 있지만 대체로
따듯하고 의연하게 희망을 말한다.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늘 희망을 발견하는것, 그것이 힘이라고.


3.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아니라 2009년 우리사회의 아이들 역시
피부색, 돈이 있고 없는 기준으로 차별을 몸에 익힐것을 강요당하며 불안하게 떨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살펴야 할 일이다.
무엇에 대해서든 우리 아이들이 순종을 강요당하며 키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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