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야만의 색깔들 - 씨큐문고 1, 마주보기 시리즈 1
타하르 벤 젤룬 지음, 홍세화 옮김 / 상형문자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책 본문의 흐름과 무관하게 인용되어 있는 박스에 7개의 문장이 있다.
한국에서 일하는 동남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한국어 교재가 인용되어 있다.
맨 위줄은 동남아 말로 다음줄은 한글로 다음줄은 발음기로호 각각의 문장이 세번씩 적혀있다.

우리도 사람이예요. 함부로 때리면 안되요.
저희는 그 사람한테 각서를 받아야 되요.
이 사건은 회사가 철저히 해결해야 해요.
저희는 이런 행동을 용서할 수 없어요.
당신이 남자인데 왜 여자를 때려요?
그 사람이 모든 책임을 져야 되요.
다시 때리면 다른 회사로 갈 거예요.

이주노동자들이 배워야 하는 교과서의 문장들.
대한민국 참 천박한 나라다.


2.
아이와 함께 철학하기.
이런 방식으로 대화하려고 하는 구나!
인종차별 자체로만 놓고 보자면 그다지 좋은 교과서는 아니다.
쉽게 풀어쓰려고 다양한 방식의 고민을 딸과 함께 애쓰려고 했다는 기획의도가 좋다.

그리하여 이책의 백미는


3.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이 책을 읽은 학생들과 저자가 하는 토론이다. 아니
이책을 읽은 중학교 1, 2학년 아이들이 고민하는 생각들이다.
사려깊고 현명한 아이들
인종주의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서, 혹은 자기의 생각에 대해
인종주의자를 설득하는 방식에 대해 벤젤룬의 표현방식에 대해
그들은 꼼꼼하고 예민하다.
아이들이 어른만큼 생각이 깊지 못하는 고정관념은 인종주의 만큼이나 근거없다.
매우 정확하게 인종차별에 대해 고민하고 말하는 아이들이 예쁘다.
안아주고 싶어.



4.
그럴 기회.
사회의 문제에 대해 씌어진 책을 읽고 저자와 토론하며
경험적인 반성을 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를 갖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의견을 경철하는 기회를 갖는 어른들이 부럽다.

더불어 책에 대한 의견이 온 편지들을 덧붙여 놓았다.
본문보다 학생들의 의견과 편지들이 더 좋다.
이런방식의 사회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너무 부럽다.

우리는 기양 닥쳐야 한다.
그래야 평가받고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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