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의 아이들 - 세계화 시대의 야만, 어린이 노동
제레미 시브룩 지음, 김윤창 옮김 / 산눈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1.
대물림되는 가난은 슬프다.

제3세계국가의 아이들은 태어나면 3살 혹은 6살부터 일한다. 
제 입에 들어갈 먹거리를 벌기위해 일한다.
아픈 부모를 위해 일하고 형제자매의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일한다.
10대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뼈빠지게 일하다 일찍 늙는다.
나쁜 노동조건으로 사고당하기 쉽고
병들어도 치료받을 돈이 없으니, 그렇게 누웠다가 죽는다. 
죽지않고 병들어 있으면 일찍 낳은 그의 아이가 돈을 벌어와 누워있는 그를 먹여살린다.

가난과 질병과 짧은 수명이 대물림된다.

아동노동이 있다는 말은 성인의 임금으로 그 부양가족을 책임지지 못할만큼 임금수준이 낮아서
살아있는 사람은 나이가 몇살이든 제먹을 것을 스스로 벌어야 한다는 뜻이다.
노동하는 절대 빈곤층이 많다는 말이다.

노동하는 절대 빈곤층이 많다는 말은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지불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누군가 지불되지 않는 노동의 가치를 가로채고 있는 것이다.
누가?  


2.
제리미 시브룩, 이 사람이 지금 장난하나.

서구의 개념으로 아동노동을 나쁜 것으로 간주하지 말라고?
원래 아이들은 어른들을 도우면서 배우는 거고
학교에서 못배우는 먹고살수 있는 방법을 노동의 현장에서 배운다고?
아직 열살도 안된 아이들이
신발도 없이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주린배를 움켜잡고 끝없이 일하다 죽어가는데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서 팔자니까 그냥 그렇게 살으라고?
참 불쌍한데 어쩔수 없다고?

그렇게 생생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지치고 고단한 아이들을 스케치하면서
도대체 이 지긋지긋하고 야만적인 가난을 어떻게 극복할것인지 모르겠다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고.
일찍 어른이 된 아이들의 가슴에 흐르는 눈물을 구경하며
당신의 아이는 그렇게 살지 않아 좋겠다.


3.
제 3세계에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지불되게 하면 된다.
어른들의 임금으로 아이들이 먹고살고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야만적인 세계화의 선두에 선 당신의 나라 영국이 더이상 자본주의적인 질서로
제3세계 국가 민중을 수탈하는 무역을 하지 못하게 하면된다.
그것을 위해 무엇을 먼저 할 것인지 고민을 당신이 해야 한다.

아동노동을 보았으면 당연히 대물림되는 가난의 구조를 보고 
지불되지 않은 임금이 어디에서 쌓여 부패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  

대물림되는 가난은 중단되어야 한다.
대물림되는 가난이 중단되려면 대물림되는 자본과 권력의 집중이 중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야 한다.

이미 지구인 모두가 먹고 남을 만큼 생산된다면
지구 한쪽에서의 굶주림은 다만 분배에 관한 시스템의 문제일 뿐이며
다른 지구 한쪽에서의 비만은 죄악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 노동을 끊임없이 늘리고 싶어한다.
그것이 곳 자본의 이윤이니까.
댓가의 가치를 줄이려면 흔히 사회적 약자들의 임금을 더 적게 지불한다.
똑같이 일해도 장애인, 어린이, 이주노동자, 노인, 여성의 임금이 더 적다.


4.
아동노동이 얼마나 비참한지 구구절절이 말하는 이 책을 꼭 봐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 출신 자본도 세계화의 선두에서 인도와 말레이시아와 방글라데시와....
그곳에서 값싼 임금으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으며 착취의 선봉에 서고 있다.
그 값싼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아이들이 또한 먹고살기 위해 꾸역꾸역 일하고 있을 것이다.  

가난한 제3세계 아이들의 눈물에는 이제 우리의 몫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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