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용의부활  / 이인항 감독 / 유덕화, 매기큐, 홍금보

1.
유덕화가 이렇게 매력적인 배우였던가?
고등학교 때부터 봐온 유덕화를 다시 보았다.
잘생긴 하이틴 스타의 이미지로만 생각했는데
노련한 배우로서 여백과 표정으로 승부하네.
불패의 신화를 갖은 노장의 피곤함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 아는

그가 연기한 조자룡은 최고다.


2.
고등학교때 삼국지를 친구들과 돌려읽으며 누가 가장 멋지냐 할때
조자룡이 가장 멋지다는 사람은 나 하나였다.
지금도 그가 가장 좋다.

싸움을 잘 하면서 지략도 뛰어나고 교만하지도 않다.
용감할 뿐 아니라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잘 아는 현명함이 있었던 거다.
거기에 혼자다. 그에게는 여자도 아들도 없다.
가진것, 마음 두는 것 없는 맹장의 외로운 의연함이 좋았다.

삼국중 촉이 가장 볼것없는 집안의 무지렁이 출신들이다.
조조는 한나라 조정의 실세인 환관의 아들로
문, 무를 겸한 최고의 교육을 받은 귀공자이다.
또한 그러한 집안배경으로서의 인맥관계가 자연히 있었다.
손권 또한 대대로 권문세가 집안의 귀공자다.
그들에게는 기본 베이스가 있었다.

유비와 관우, 장비에게는 자기들의 몸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는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배경이 되어줘야만 하는 절실함이 있었다. 
조자룡은 그래서 촉을 선택했을 것 같다.
자기랑 똑같으니까.
무지렁이로 태어나 한세상 호령하며 살기에 좋은 시대였던 거지.
세련된 교양이 아니라 의리와 깡다구로 끝까지 가본거다.

그래서 장판교 전투가 가능하다.
1만대군속으로 뛰어들어가 주군의 아들을 구해온다.
세상과의 기싸움.
그 긴장과 집중의 마무리로 유덕화가 웃는 장면은 최고다.
정말 그랬을 것 같다.

촉의 힘은 세상을 상대로 고함치며 덤비는 그들의 의리였고,
그들의 출신성분으로 인해 잘 아는 인민의 마음이었다.


3.
세월이 흐르고 영웅들이 떠난다.
조자룡은 홀로 남는다.
문제는 뛰어난 맹장들의 자식들이 하나같이 모자라다는 것.
혼자남은 조자룡의 마음이 쓸쓸했을 거다.

평생 온몸다해 전장터에서 목숨걸고 살아온 날들이
누굴위해서 였는지, 뭘 위해 그렇게 살았는지

대사나 영화의 흐름으로는 감성전달이 충분하지 않고
다만 유덕화의 연기가 빛난다. 그의 표정과 눈빛이 서늘하다. 
실제로 조자룡은 8척(180이상) 장신에  미남이었다니
술한잔 나누어 부족함이 없을 매력적인 사람이다.


4.
조영.
뭐, 허구의 인물을 그렇게 만든것 까지는 좋고 그럴수 있다고 보는데
전쟁터에서 하는 비파연주라니... 참.
심하게 부적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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