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순 교수와 함께 읽는 인도 현대사 - 동인도회사에서 IT까지
이옥순 지음 / 창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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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것은 알고 있었는데, 200년이나 수탈당했다는 것은 몰랐었다.
침략국가의 논리는 영국이나 일본이나 똑같구나.
후진국인 인도, 조선 같은 나라는 앞서가는 영국, 일본이 도와줘야 한다는 거지.
일본것들은 무식해도 영국것들은 신사니까
식민지도 인간적으로 지배했을 거라는 말을 언젠가 들은적 있는데,
그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침략국과 인간적이라는 말은 함께 씌일수 없는 말이었다.

영국이 신사의 나라라는 것도 참 웃기는 말이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이라는 것 만큼이나.

단지 35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도 아직 우리 내부의 식민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영국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기득권을 갖고 영국의 식민지배를 합리화하고 도와주던
당시 인도의 지배층들은 반성하고 있을까?
반성은 커녕 지금도 그 기반으로 잘먹고 잘살고 있을 거라는 느낌이 무럭무럭... 

셜록 홈즈가 탐정으로 나오는 책을 보면 더럽고 야만적인 무굴인, 인도인이 나온다.
침략국가 사람들은 식민지 사람들을 항상 그렇게 부른다.
200년 씩이나 그랬다는 말이다.


2.
마치 대원군의 쇄국정책 때문에,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후기 사회가 선진문물을 적절한 시기에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식민지가 된 듯이 말하지만
인도는 일찍부터 항구마다 문이 열려있었는데도 진즉에 식민지가 되었구나.
'근대국가'의 개념. 국경을 넘어서는 이윤추구, 제국주의아래 식민지는 불가피하다.

약육강식의 인간문명에 동의할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국경'은 자본의 이해를 대변한다. 때론 장벽을 허물며, 때론 장벽을 높이며.


3.
그렇구나.
세포이 난은 영국군에 고용된 인도 용병들의 반란으로 시작해
인도 전역으로 번진 식민통치에 반대하는 인도인들의 민중봉기구나.
인도 최초의 독립전쟁이 강한자, 영국 역사가에 의해 군사폭동으로 규정지워졌구나.
내가 고등학교때 배웠던 세계사에서도 세포이의 난이었던 것 같아.
독립운동도 해방운동도 아니고 '난' 이라고.

역사적 사실에 이름을 붙이고 규정하고 해석하는 것은 이긴자가 한다.
정글의 법칙이 역사서술의 법칙이다.


4.
식민통치에 협력하고 엄청난 개인적 부를 축적한 봉건왕들은
독립후 의회가 만들어진 후에도 지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
그들은 의회정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스트모던시대 판타지를 제공하며
왕궁과 왕의 소유품들은 상업적으로 성공한다.

우와. 정말 면면히 세습되는 핏줄의 권력이구나. 잘났다.


5.
인도에 대해 마치 정신적인 것이 지배하는 영혼에 더 가깝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듯이
말하는 것들을 들을때마다 설마 했었는데, 그럼 그렇지.

가장 지독한 것은 카스트제도이고, 아직도 핏줄에 의한 신분의 장벽이 있는나라.
여성에 대한 억압도 여전히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나라.
여러민족과 여러종교와 여러 언어가 서로 잘 어울려야 하는 엄청나게 큰 땅의 나라. 


6.
이옥순은 인도현대사를 시간순서대로 정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맥락을 짚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쓴다.
너무 어렵지 않고, 가볍지 않고 잘 써진 글인데
뒤로 갈수록 반복이 느껴져서 지루하다.

처음본 인도로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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