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여성들 - 늑대를 타고 달리는
막달레나의 집 엮음 / 삼인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 늑대를 타고 달리는 이라는 표현은 절묘하다.
  두려움없이 몰아쳐가는 용감하고 의연한, 
  늑대의 발톱에 공격당해도 쓰러지지 않을것 같은.

1.
성매매는 논하기 쉽지 않은 주제이다.
성매매가 매우 천박하고 드럽다는 인식과 그런데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사실이 어렵다.
흔히 남성들은 성욕을 참지 못하기때문에 꼭 성매매여성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가장 천박하다.
이런 논리의 남성들이 성매매 여성을 존중할리가 있나.
여성을 남성과 똑같이 존중할 줄 모르고 오로지 지들의 욕망이 중요한걸, 다른 어떤 것보다
좀더 자유롭고 쉽게 그러나 진지하게 성매매 문제는 아주 많이 논의되어야 한다.

적어도 성매매 직업여성의 인권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할테니까.

논쟁은 그대로 두고
매우 쉽게 사례를 중심으로 씌어진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2.
사실 결혼제도는 일생일대 단한번의 성매매다.
아니 요즘은 이혼도 잘 하니까, 단한번이라기 보다는
결혼은 배우자에게만 내 몸을 주기로 하는 약속이 포함되는 거래이다.
단한번의 거래도 거래다.
딱 한번 파는 것도 파는거다.
먹고살기위해 결혼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것이 이상하지 않다면
먹고살기위해 성매매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상할 것도 없다.

3.
왜 성매매가 범죄일까?
왜 그녀들이 자기의 삶이 성매매를 선택할 수 밖에 다른 밥벌이 수단이 없었다고 설명해야 간신히 설득되려 할까?

4.
성매매가 존재하는 현실구조에 대한 분석뿐아니라 그녀들의 삶을 알기위해
성매매 여성처럼 분장하고 그녀들의 공간에 들어가는 연구자 언니들의 노력이
정당하며 눈물겹다.
진지하고 솔직한 고민과 행동들이 어설퍼도 이해된다.
어쩌면 우리는 동시대를 이렇게 좁은 땅에서 다른 공간으로 나뉘어 살고있는걸까.

여성들, 저항하는 자들을 같은 공간에서 살게하는 문법을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한다.

5.
성매매 여성들의 '신분없음'
사회적으로 비하하고 폭력적으로 대해도 되는, 나쁜
어떠한 보호막도 갖지않고 노출된
그래서 반대로 남성들에게, 기둥서방에게 집착하고 의지함
두려운 구조안에서 노출되어 떨고있는 그녀들

소외되고 배제되어 존재하지 않음을 강요당해온 그녀들, 속으로
들어가 연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6.
성매매여성에게 술취해 와서 죽도록 패며
"오늘은 니가 좀 맞아야 겠다. 내 다음에 치로비 줄께"
라고 말하는 새끼들을 태연하게 생산하고, 은밀히 감추고, 구경하는 이사회가 참 싫다.

도대체 왜 너의 화풀이 대상이 그녀여야 하는거니?
치료비주면 그녀를 때려도 되니?
나쁜 새끼들, 나는 너 같은 것들 불쌍하지 않고, 용서하고 싶지도 않아.

7.
갈보, 매춘 여성, 성노동자
어떻게 호명되느냐는 그 사람에 대한 정의고 규정이다.
교도소에서 가장먼저 이름을 빼앗아 번호로 부르는 것은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음으로
너의 인권을 무시해도 되는 곳이라는 것에 대한 선언이다. 우연이 아니지.
갈보, 매춘여성이 아닌 성노동자라는 말에는 어쨌든 그녀들의 위치를 비하하고 모욕하는 의미는 없다.

성노동자가 있어야 하는지, 없어야 하는지의 논쟁은 참 한가한 탁상공론이다.
성노동자가 있다면, 인권이 보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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