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으면서 전진한다 마이노리티 시선 24
조성웅 지음 / 갈무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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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지가 '상처위에 투쟁의 햇살' 이라고 서명해준 시집을 받았다.

2.
책상 한쪽에 미뤄놓고 잊고 있다가
어느 오후 무심코 손에들어
이런게 있었지 책장을 넘기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돈이 없어서 사지 않고 버티고 있던것이 아니라
실은, 이럴까봐 사기 싫었고, 읽기 싫었다.
내 이럴줄 알았어.
이 시집이 마음이 아플줄 알았어.

3.
나도 한때는 문학소녀 였다오 언젠가 한말을 기억하고
내게 구성진 소설을 기대한다고... 하

마치 천형처럼
노동자로 태어나고 노동자로 자라 노동자로 살면서
노동자로 투쟁하는 것이
그 소박한 삶에 대한 버리지 못하는 꿈이
반역이 되고 거친 물결이 되어 한바탕 끓어넘치는 화산이 되지 못하고
그저, 열사들의 뒤에서 곱씹어 울어버리는
화사한 봄날 햇살조차 예리하게 스윽 내 살을 베는

모른척하고 살고 싶어, 그런 감정들을.
그냥 언제나 씩씩하게 웃으며 지치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내는 것만
그런 것만 생각하고 싶어.

사실대로 말하면 슬프고,
희망을 말하면 거짓 도식이되는
노동자의 문학과

시가 무엇인지, 나는 살수록 모르겠어.

4.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시집의 표지가 맘에 안들어.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의 사진을 넣어도 꼭 이렇게 넣어야 해?
제목을 꼭 그렇게 까만박스에 붉은 글씨로 불안하게 비스듬히...
정말 마음에 안들어.

재미없는 책이라고 사지 말라고 홍보하는 표지라구.

갈무리 출판사 마음에 안든다.
노동자가 시인이면 시집도 이렇게 만들어야 하나?
성의없게 만들었다고 써있어.
기워입은 옷처럼, 가난해 보인다구.

노동자의 문학이 풍요로워 보이면 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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