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미따
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 지음, 부희령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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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시아' 라는 말에는 이미 주류를 벗어난
식민지의 가난한 기억과 민족해방을 위한 열정과
콧대높은 이방인들의 규정지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고뇌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무능한 핏줄처럼, 삶을 포기하지 않는 흙처럼

그러나, 아시아가 스스로 말하는 것을 오래도록 본적이 없다.

2.
'팔레스타인의 눈물' 그속에 있는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 삶에 대한 애정이
혹은 참혹하고 두꺼운 현실에 대한 냉소까지
그 모든것이 무겁지만 깊은 울림이 있었다.

아시아 출판사를 신뢰하고 싶은 이유이다.

3.
예쁘게 만들어진 책. 에르미따 처럼.

4.
작자서문이나 편집자 서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글, 그 자체로 승부한다기 보다는 변명과 사족으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라고,
그런데, 호세의 서문에 공명한다.
문학과 작가에 대한 그의 서문에 동의한다.
부디 슬프지 않은 책이길 바라며, 슬픈 아시아는 더이상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5.
매춘, 창녀를 소재로 해서 지지리 궁상떠는 스토리를 잘 안다.
본의아니게 창녀가 되어, 벗어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돼고
원하지 않았는데 생긴 아이는, 잘 키우지 못하고
결국 잘 팔리지 않는 늙은 창녀가 되어 병들어 죽는 스토리.
불쌍한 여자들에대한 사회적인 정의는 폭력적이고
그녀들을 소재로하는 스토리들은 뻔뻔스럽게 관음증을 드러낸다.
불쾌하고 한심한.

6.
감히, 원해서 창녀가 되어 '복수'한다는
만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필리핀 역사와 현실에 기반해 홀로 우뚝 서서 당당한 창녀 에르미따는
엄살떨지 않고 징징거리지 않는 여자다. 다행이긴 한데....

7.
석연치 않아.
필리핀의 현대사를 보여주면서 왜 창녀여야  하지?
끊임없이 외세에 몸을 파는 역사때문이라고? 정말?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며 최고급 창녀들의 매춘 관광을 할수 있는
자들의 섹스스타일에 나는 관심없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낸 현명한 지도자'의 매춘관광이라니,
그리고 그가 에르미따를 아버지처럼 사랑한다고? 내 참.
재수없어라.
필리핀 현대사가 고통으로 일그러진 고급창녀라고?

출생의 비밀, 아름다운 아니 거부할수 없는 외모, 복수, 고급창녀,
돈많은 사람들과의 우아한 관계,
시드니 셸던, 그리고 끊임없이 재생되는 드라마의 스토리 구조.

필리핀의 위선적인 상류층에 대한 풍자를 왜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알수없음.

8.
필리핀이 스스로 발언하는 것을 처름 읽었는데,
미국의 스타일과 구별하기 어려워 놀람.

미국의 스타일과 다를 이유가 없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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