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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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릴때 뉴욕으로 간 이민진

대학교 3학년때 강좌에서 '자이니치'라는 용어를 알게된다. 

식민지 시대에 이주한 조선계 일본인과 그 후손을 일컫는 단어다.

조선계라는 이유로 졸업 앨범으로 괴롭힘을 당한 어느 중학생 남자아이가 건물에서 뛰어내려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잊을 수 없었던 그녀는 30년 동안 이 이야기를 품고 쓴다. 


1975년 일곱살때라면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이다. 

해외여행이 지유롭지 않던 시대에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것 자체가 특이하다.  

그녀는 어쩌면 '조국'이 없는 느낌의 삶을 이미 살고 있었든지.

아무리 오래 살아도 거기 사람이 되지 못하고, 떠나온 곳에서는 오래전 이방인이고

인간은 이방인에게 잔인하니까. 

무려 30년을 자이니치라는 존재를 탐색하며 자신의 영혼을 보았는지도 


2.

술술 읽힌다. 

캐릭터가 분명하고, 전쟁의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내는 사람들

아귀다툼의 잔임함은 시대의 몫으로 두고, 인물들의 변화를 설득한다. 

다만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과 일본인에 대한 인상일까? 

대체로 인물들이 순종적이고 착하고 체념이 빠르다. 사람들이 독하지 않아. 

막장으로 치닫는 드라마가 없어서 편안하고 설득력 있지만, 현실보다는 동화같은 느낌  

 

한사람의 한장면씩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미디어시대의 작가와 독자들이 익숙한 방식이다. 

발자크 시대의 사람들은 그 방 벽지의 무늬와 색깔과 가구의 배치와 창은 어디로 났는지 시시콜콜 글로 써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쌓아간다. 인물 소개만 해도 한참이다. 요즘 독자들이 보면 답답하지. ㅎㅎ 

이제는 이런것은 다 생략이다. 스토리의 전개에만 집중하니 빠르다.

발자크 시대의 글에 비하면 핵심 요약정리의 느낌이랄까. 


3. 

3대를 산 자이니치에 대한 일본의 편견과 비하와 혐오, 그리고 폭력

그런데 생각해보니 한국에 와서 사는 이주노동자의 아이들에게 우리는 일본보다 더 폭력적이다. 

일본이 3년마다 한번씩 지문날인하고, 신고하게 했다면 

대한민국은 미등록이다. 없는 사람 취급이다. 

일본이 선생님, 의사, 공무원등의 일을 주지 않아 파친코 말고 할 것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어디에서도 합법적인 일을 주지 않는 방식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미등록 자녀가 소설을 쓴다면, 한국인은 악마일 것 같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죄없는 아이들을 우리 아이들과 같이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이 맞다고 이민진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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