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오래간만에 미미여사
미미여사는 언제나 옳다. 특히 에도시대
흑백의 방에서 괴담을 듣는 미시야마 시리즈
이야기를 듣고 버리던 오치카가 시집을 가서
사촌오빠인 도미지로가 듣는다.
한량에 미식가에 그림을 잘 그리지만
일상의 생활력은 헐렁한 느낌의 도미지로
이 또한 재밌네
과하게 잔인하거나 독한기운 없이
말랑말랑하지만 사람사이의 마음이 선명하게 보인다.


2.
"벚꽃 마을을 비롯하여 둥근 산들이 지켜 주던 땅의 누에 님이 주시는 비단실이 질이 좋은건 사실이에요."

이런 문장도 좋다.
공장식 축산과 벌목, 농약으로 키우는 작물까지
자연을 착취하고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꼬물거리는 누에님이 질 좋은 비단실을 주신다니
고마워하는 느낌이고 모시는 느낌이잖아.
인간이고 자연이고 더불어 사는 느낌이 좋아.
미미여사는 점점 더 문장을 잘 쓴다.

세상에서는 '귀신 천마리'라고 하는 시누이
ㅎㅎㅎㅎ
일본에서는 시누이를 귀신 천마리라고 하나봐.
시대와 국경을 넘어 시누이, 올케 사이는 안좋은 가봐.가부장제의 아들을 소유한 집안의 갑질이 어디나 같은 거겠지.


3.
이번에는 특별히 동행이인편 좋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이란 이런 것 같아.
마음의 준비없이 갑자기 닥치는 죽음의 이별이란

"눈, 코, 입을 잃고 놋페라보가 되어서도 울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머리기 움직이고 있었던 거지요."

뒤를 쫒아오는 얼굴없는 유령 놋페라보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고 슬퍼 우는 남자로 바뀌는 순간
역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고 슬퍼하던 가메이치가 위로 받아 살아지기 시작한 순간

"저는 코를 풀고 옷차림을 정돈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달리는 파발꾼으로 돌아온 것이지요."

똑같은 슬픔을 아는 사람과 유령이 서로 위로한다.
내가 애정하는 미미여사의 에도시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