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공원에선 잔디가 폭신폭신 하더니
호텔앞 모닝 담배 공기가 달달하다
맛있는 것이 담배인지 공기인지

햇빛이 반짝 떠있는채로 툭툭 빗방울 떨어지다
후두둑 소나기 피해 처마에 서니 어느새 그치는
초현실적 날씨의 더블린을 즐겼네
어슬렁 어슬렁

국립박물관 미이라 앞에 앉아
이런 방식으로 전시된 그대를
내눈으로 보아 미안하오
인간의 냉혹함이 참으로 염치없소
용서 된다면 말해 주오
그대는 어떤 꿈을 좇아 살았소
천년의 입을 열어 말해줄 것 같은 쉰 목소리

˝어둠에서 빛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중 하나 롱룸
˝도서관 냄새가 좋다고? 그거 곰팡이 냄새야.˝
사서가 직업인 벗의 냉소가 생각났다
오래묵은 시간의 곰팡이 냄새라도 좋은걸 어쩌니
국립미술관은 소박해서 편안하고 아, 그러나

생선장수 몰리 말론
우뚝선 남근을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스토리야
세상 천지에 많지만
수레에 조개를 싣고 가는 억센 그녀의
뭇사람들이 만져 빤질빤질한 가슴을 보며
귀족 여인이 부채들고 도도하게 서있어도 그녀의 가슴이 빤질거릴까.
세상 어딘가에 곡괭이들고 일하는 광부의 꺼내진 성기가 뭇사람들의 손을 타 빤질빤질한 동상이 있다면
내 그때 더블린 사람들의 개방적인 유머를 이해못했다 인정하겠다.
거리에 서 일하며 사람들의 희롱을 피할 방법없는 노동자계급 몰리의 가여운 얼굴

더블린을 떠나며
마치 오랜만에 만난 어릴적 친구의 허물을 봐버린 듯
몰리의 가여운 얼굴이 속상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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